北, 각지서 '과학기술축전' 열어…대면 개최는 4년만

평양·평남·강원 등지서 속속 열려…작년엔 비대면 방식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딛고 전국 규모의 과학기술 홍보 행사를 대면으로 속속 개최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평안남도에서 '과학기술축전'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번 축전에는 도안의 많은 단위에서 이룩된 수백건의 가치 있는 과학기술 성과들이 전시되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축전에서는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여 논벼 소출을 높이기 위한 농업 기술적 방도 등 우수한 성과를 내놓은 대상들에게 상장과 증서가 수여되었으며 해당한 시상이 있었다"고 전했다.

평양방송은 같은 날 "제36차 강원도 과학기술축전이 원산시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축전에는 농업생산을 높이거나 열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 성과를 비롯해 건설기계와 마감 건재, 의약품 등 지난해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도움이 된 과학기술 성과 수백건이 전시됐다고 설명했다.

제36차 평양시과학기술축전도 9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노동신문은 "과학기술 성과 발표와 전시, 과학기술 연단과 새 기술, 새 제품교류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축전에는 과학교육 부문, 공장, 기업소, 농장을 비롯한 시안의 330여개 단위의 일군(간부)들과 기술자, 기능공, 3대혁명 소조원 등이 참가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축전에는 850여건의 가치 있는 제안들과 4천500여점의 전시품, 5천여점의 첨단기술 제품, 특허제품들이 출품되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자력갱생을 위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과학기술을 어느 때보다 중시하고 있다.

조선과학기술총연맹 중앙위원회가 주최하는 과학기술축전은 연례적으로 과학자, 기술자들이 모여 성과를 공유하는 북한 최대의 종합 과학기술 행사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지난해 4월 제35차 과학기술 축전은 가상전시회 방식으로 진행했다. 당시 행사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것이었다.

올해는 모든 관련 단체가 의무적으로 참가하도록 해 행사 규모를 키웠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이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해 축전을 대면으로 열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한편 평안남도 행사에서 농업 기술이 상을 받은 것을 가리켜 "과학기술에서도 농업을 강조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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