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부채 도와드립니다”… 경기도, 지난해 492명 악성부채 1531억원 면책

최인진 기자 2023. 3. 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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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제공

#사업실패로 2000년 6000만원의 채무가 발생한 A씨는 이듬해 배우자와 이혼하면서 자녀와의 관계도 단절됐다. 공사 현장 일용직으로 일했지만 지난 20년 간 빚을 갚지 못해 대부업체의 채무독촉을 받자 경기금융복지센터를 방문했다. 그는 센터에서 종합 상담을 통해 개인파산을 신청했고, 2022년 7월 개인파산 면책 결정을 받았다. 추가 복지 연계를 통해 현재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경기금융복지센터는 지난해 센터를 통해 개인파산 면책을 신청한 경기도민 492명의 기록을 정리한 ‘경기도민 악성부채 해방일지’를 15일 공개했다.

센터는 지난해 빚을 갚을 수 없었던 경기도민 492명의 악성부채 1531억원을 대한법률구조공단과 협력해 법률적으로 면책시켰다. 관할 법원을 기준으로 수원지방법원 접수사건이 가장 많았고(56.5%), 의정부지방법원(32.1%)과 인천지방법원(11.4%)이 뒤를 이었다.

주거 정보를 제공한 393명 중 99.7%는 자기 소유 주택이 없었다. 74.04%는 월세와 임대 주택 등에 거주했고, 나머지 23.9%는 친족·지인 등의 주택에 무상으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빚 문제 해결 외에도 주거지원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492명중 개인 파산 면책 신청 당시 무직으로 응답한 비율은 81.9%, 단순 노무 종사는 13.6%로 나타났다. 연령대로는 50대 이상이 85.4%로 가장 많았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76%에 달했다.

소득 정보를 제공한 275명 중 월평균 50만원 미만의 소득자가 12.7%, 100만원 미만이 61.8%, 150만원 미만이 20.7%로 집계돼 개인 파산 신청을 앞두고 생계 유지를 위한 저임금 노동에 내몰린 사람이 다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당시 부채 규모로는 2억원 이상이 28.2%, 4억원 이상은 14.4%인 반면 1억원 미만은 47.1%로 다수를 차지했다. 5000만원 미만은 22.7%로 센터는 고금리, 고물가 현상 등 경기변동 따라 중소규모 채무 파산신청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중채권 보유 여부와 관련해서는 5개 채권 이하가 59.3%, 6개 이상 채권 역시도 40.6%(11개 채권 이상은 9.5%)나 이르렀다. 개인 파산 신청을 앞두고 ‘빚 돌려막기’로 버티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만 경기금융복지센터장(변호사)은 “센터는 악성 채무로 벼랑 끝에 선 경기도민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왔다”며 “최근 개원한 수원회생법원은 물론 의정부지방법원과도 우호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재기의 기회가 살아 숨쉬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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