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주 중단 '개포자이' 잔금 치른 ‘현금부자’ 키 받아 갔다

강남구청 이행명령, 13일부터 '키 불출' 적용
주말 가까스로 잔금 치른 일부 주민들, 이사 가능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 입주 중단 사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금 부자는 지난 주말 키를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10일 오후 강남구청으로부터 입주 중지 이행 명령을 받았다.

조합은 금요일인 10일 업무 시간 종료 이후 이행 명령이 나온 만큼, 주말을 제외하고 13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11일 긴급이사회를 거쳐 당일 전체 문자를 통해 법원 결정과 구청 이행명령으로 "13일부터 24일까지 키 불출이 불가해 입주를 할 수 없게 됐다"고 안내했는데, 문자를 받고 11~12일에 잔금을 치른 사람은 키를 받아 갈 수 있었다.

다만 주말이라 은행 업무가 불가능하다 보니 여윳돈을 구할 수 있는 경우에만 가능했다. 잔금을 치러야 하는 경우 5000만~6000만원, 이주비 대출이나 중도금 대출받은 경우 억대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애초 조합 측에서 파악한 인원은 2~3명이었으나, GS건설은 11~12일 잔금 납부를 확인한 결과 100여가구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상 키를 받으면 법적으로 입주가 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 경우 이사 계약만 잡으면 이사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법원 결정에 따라 GS건설 측도 오는 24일까지 현재 이사 예약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 관계자는 "하루 이틀 사이에 몇천~몇억대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주변에 어렵사리 돈을 구해서 키를 겨우 받아 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입주 중단 사태는 A 유치원과 조합 간의 소송 때문이다. 재건축 과정에서 유치원 위치와 공유지분 등을 놓고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소송으로 번졌다.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강남구청이 2월28일 부분 준공인가 처분을 내리고, 입주가 시작하자 유치원 측이 강남구청을 상대로 '준공인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신청을 냈다.

이에 법원은 "강남구청의 개포주공4단지 부분 준공인가 처분 효력을 24일까지 잠정적으로 정지한다"고 결정했고, 효력 정지 사건의 첫 심문이 이날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다.

개포자이는 지난달 말 부분 준공 인가로 입주를 시작해 3375가구 중 현재 800여가구만 입주한 상태다.

법원 결정에 따라 오는 24일까지 입주가 예정됐던 400가구를 포함해 미입주 2500여가구의 이사 일정에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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