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무기 동시발사·SLCM… 北, 과시 넘어 실전배치 가속화 [디펜스 포커스]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자체 개발
최근 운용 단계까지 접어든 정황
‘화살-2형’ 저고도로 장시간 날고
한·미 방공망 회피 능력까지 갖춰
전술핵 기술은 내세울 수준 아닌 듯
정권 유지 위한 ‘핵쇼’ 가능성도
진위 여부 가려 위험도 가늠해야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직후 핵·미사일 전력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김정일 시절 만든 스커드 탄도미사일 등 소련(현 러시아)식 미사일 체계는 김정은 체제에서 KN-23·24·25 S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자체 개발한 것으로 바뀌었다.
문재인정부 시절부터 순차적으로 등장했던 신형 미사일들은 북한군에서 실전 배치 및 운용 단계로 접어드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서부전선 화성포병부대 화력습격훈련을 현지지도한 사실을 밝히며 신형 전술유도무기 6발이 동시에 발사된 모습을 함께 공개했다. 다수의 총이나 대포를 한꺼번에 쏘는 일제사격(salvo) 기술이다. 2017년 3월 스커드 미사일 4발을 동시에 쏜 이후 일제사격 방식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사전 준비부터 실제 발사에 이르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탄도미사일 일제사격은 난도가 높다. 미사일 운용요원의 숙련도와 기술적 신뢰도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북한이 일제사격을 감행할 정도로 전술유도무기를 실전에서 운용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북한은 14일 오전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미사일이 지닌 장점 때문이다. 탄도·순항미사일은 전투기나 폭격기와 달리 대규모 공군기지와 관제시설이 필요하지 않아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 전투기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반입이 불가능하지만, 미사일은 자체 생산 및 운영 유지가 가능하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북한의 전략적 억제 능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 주목한 북한은 미사일 개발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1981년 이집트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반입한 이후 36년 만에 ICBM ‘화성-14형’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수십만명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미사일 개발에 투자한 결과였다. 2017년 ICBM 첫 발사 직후에는 액체연료 위주의 미사일 체계를 고체연료로 전환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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