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교과서가 알려주지 않는 나를 찾아서... 충북형 청소년 인생학교 개교

이민아 2023. 3. 1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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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달.

여기, 인생의 지도를 그려나갈 꿈으로 부푼 학생들이 모인 곳이 있습니다.

충청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공립형 대안학교' 모델 중 하나인 이 학교의 명칭은 '목도나루학교'.

충북 도내 일반고와 특성화고에 입학한 1학년 중 목도나루학교에 지원해 선발된 24명의 학생들은 1년 동안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진 후 원래 입학한 학교로 돌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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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달. 3월.

여기, 인생의 지도를 그려나갈 꿈으로 부푼 학생들이 모인 곳이 있습니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 올해 3월 새롭게 문을 연 ‘청소년 인생학교’가 바로 그곳이죠.

목도나루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헤르만 헤세의 시가 인상적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직접 쓰고 꾸몄다. 청주방송 DB

충청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공립형 대안학교’ 모델 중 하나인 이 학교의 명칭은 ‘목도나루학교’.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 올해 3월 개교한 충북형 청소년 인생학교, 목도나루학교 외경. 목도나루학교 제공

충북 도내 일반고와 특성화고에 입학한 1학년 중 목도나루학교에 지원해 선발된 24명의 학생들은 1년 동안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진 후 원래 입학한 학교로 돌아가게 됩니다.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인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전환되는 1년 동안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전환기 학교’라고도 합니다.

■ 배움은 시간표 안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입학 첫날 전체 교직원과 신입생 인사. 목도나루학교 제공

목도나루학교가 일반 고등학교와 가장 다른 점은 시간표입니다.

일반 고등학교는 3년 동안 국영수사과 정규 교과를 배우지만, 목도나루학교에서 보내는 1년 동안은 일반 교과 수업은 최소화하고 인문학, 프로젝트 수업, 인턴십 등 대안 교과를 중심으로 배우게 됩니다.

나를 이해하고 진로를 설계하는 목도나루학교에서는 에세이 쓰기 등 나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된다. 목도나루학교 제공

기존 공교육과는 다른 교육을 하는 학교는 ‘목도나루학교’ 외에도 많았는데요.

대안학교는 대부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비인가 교육기관이거나, 학비로 인해 문턱이 높아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되는 요소가 많았다면,

목도나루학교는 ‘공립형’이기에 이런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기숙형’입니다.

‘기숙형’에 방점이 찍히는 이유는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학교의 차별점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갈등을 원활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런 것이 목도나루학교에서는 충북의 11개 시·군에서 모인 학생들이 함께 지내게 되는데요.

한 예로 기숙사 생활할 때 선생님이 정해놓은 규정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의견을 내고, 상의해서 규정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학교의 이런 운영 방침은 교육 과정 전반에 적용됩니다.

■ 시작을 위한 여행

지난 8일 제주도로 시작을 위한 여행을 떠난 24명의 목도나루학교 학생들, 한라산 등반 기념 사진, 목도나루학교 제공
“이곳에서 1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주어진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교육받는 대상’에서 ‘배우는 주체’로의 전환이 필요해요”

지난 8일, 목도나루학교 신입생 24명은 푸른 섬 제주로 ‘시작을 위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학생들은 8박 9일 일정 동안의 식단 계획을 직접 세우고, 모둠별 자유 여행 계획도 짰죠.

시작을 위한 여행 준비를 위해 모인 학생들, 목도나루학교에서는 제주도 일정 중 학생들이 직접 모둠별 자유 여행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CJB 청주방송 DB

“제주도 간다고 해서 신났는데 막상 계획을 짜라고 하니까 어디 가고 싶은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동안 학교에서 어딜 가면 그냥 정해진 곳으로 갔는데, 우리가 계획을 해야 되니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스스로 메뉴를 정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목도나루학교 제공

이번 여행은 목도나루학교에서의 배움을 압축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다시 말해 여행을 떠나기 전 계획을 짜면서 느꼈던 막막함이나 의견 충돌, 조율 등의 어려움은 이 학교에서 ‘일상’이 될 거라는 것.

하지만 그 말은 금세 익숙해질 거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1년의 배움계획서 작성을 위해 이야기하는 시간. 목도나루학교 제공

괴산목도나루학교의 첫 신입생이 된 24명의 학생들은 앞으로 이 낯선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자신을 알아가고, 삶을 배워나갈까요.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머뭇거리고, 때로는 길을 잃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두려움이나 걱정보다 마침내 주어진 ‘옆을 볼 자유’를 1년간 마음껏 누리길 바라봅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새 학년, 새 학기. 이제 막 첫발을 뗀 그들의 여정에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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