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15년 전과 다르다"는 미 금융당국…믿어도 될까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일주일 새 은행 3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미 금융당국의 신속한 개입으로 다행히 아직 추가 도산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위기설이 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주가 폭락을 겪긴 했지만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는 피해 갔습니다. 현지시간 14일 이 은행을 포함해 상당수 지역 은행들도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입니다. 당국의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지만 지역 은행주를 중심으로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15년 전과는 다르다" 미 금융당국 자신감
이는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한 대국민 메시지인 동시에, 2008년 금융 위기 때 은행 시스템 안전성 강화를 위해 투자했던 미 금융 당국의 자신감 표현이기도 합니다. 당시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은행에 대한 규제와 자본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매년 은행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가상의 위기 시나리오에 대비해왔습니다.
미,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란?
연준은 은행들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평시와 위기로 나눠 2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했습니다. 향후 13분기 동안 경제 확장이 지속되는 기준 시나리오(Baseline)와 상업용 부동산 및 기업부채 시장에서의 높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심각한 세계 경기 침체 시나리오(Severely Adverse)입니다. 테스트 결과, 2022년 스트레스 테스트에 참여한 34개 모든 대형은행이 매우 불리한(severly adverse) 시나리오 하에서도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번에는 다를까…변수는 '불안감'
지금 상황은 어떨까요? 지난 1년간 지속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지역 은행들의 '삐걱거림'이 시작됐지만 현 단계에서 금리 인상을 멈추기 어렵습니다. 40년 만에 최악의 물가 상승을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채권 등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 은행들이 입은 미실현 손실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6천200억 달러, 우리 돈 806조 원에 이르는 걸로 추산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추정치일 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당 금융기관을 실사해보지 않고는 정확히 알 수도 없습니다.
제가 통화한 전문가가 가장 강조한 변수는 '불안감'이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의 금융 안정성이 강화된 건 확실해 보입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흘러간다면 통제 가능할 걸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다만, 사람의 심리만큼 다루기 어려운 게 없습니다. 합리적인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 어떤 계기로 갑자기 불안감이 증폭될 경우 불똥이 대형은행들로 튀면서 주가 폭락과 대규모 예금 인출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비해서 나쁠 리 없습니다. 우리 금융당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승모 기자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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