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카카오 잡은 SM, 보아·동방신기→엑소·에스파 어떻게 되나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됐다. SM의 경영권은 카카오가, 플랫폼 협력권은 하이브가 갖기로 극적 타결에 성공하며 SM은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된 SM 3.0 시대를 열게 됐다. 그렇다면 이 혼돈의 카오스 끝에서 SM 소속 아티스트들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
SM 3.0의 핵심은 '탈 이수만' 체제다. 이수만 독점 프로듀싱 체제에서 벗어나 멀티 레이블 체제로 전환 2025년까지 활동 아티스트 21팀 이상, 연간 음반 출시 횟수 40개 이상, 연간 음반 판매량 2700만장 이상, 연간 공연횟수 400회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체제에서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팀은 신인들과 연습생이다. 그동안 SM은 '선대 대우'를 해주는 경향이 강했다. SM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전반적인 결정은 이수만이, SMP로 대변되는 음악은 이수만의 심복인 유영진이 완성했고 신인들보다도 윗대 활동에 더욱 힘을 싣는 분위기였다. 물론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이 워낙 인지도나 인기 면에서 강력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경쟁사인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에서 1년에 여러 장의 신인 앨범을 내며 홍보 총력전을 펼치는 것과는 조금 결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래서 레드벨벳 에스파 등의 팬덤은 '컴백이 밀렸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종종 내기도 했다.
하지만 멀티 레이블 체제로 전환되면 내외부 레이블의 독립적 창작 활동을 통해 훨씬 스피디한 앨범 제작이 가능해지는 만큼, 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실제 SM은 신인 육성에 속도를 내 올해 신인 걸그룹과 보이그룹, 가상 가수, NCT 도쿄와 할리우드를 데뷔시키겠다는 계획이기도 하다.
또 이수만-유영진 라인에서 벗어난 새롭고 도전적인 음악을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성수 SM 대표는 이수만이 나무심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SM에서 발표되는 주요 곡에 관련 가사를 집어넣을 것을 유영진에게 지시했고, 이 때문에 에스파의 컴백도 연기됐다고 폭로했다. SM 3.0 시대에서는 이런 위험이 제거됐기 때문에 각 팀은 보다 확실한 세계관과 음악색을 구축한 신선한 시도를 기대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 식구들을 믿고 가겠다"고 선언한 NCT부터 에스파 등은 이런 새로운 SM 안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할 전망이다.
반면 소위 말하는 '이수만의 사람들'의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영진은 이수만을 따르겠다며 SM을 떠났고, 김민종은 SM 3.0 비전에 반발해 이수만을 옹호하는 내용의 메일을 SM 전직원에게 발송하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만큼 SM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1세대 대표 주자로 이수만과 남다른 관계를 구축해왔고 SM 비등기 이사로 등재됐었던 H.O.T 출신 강타와 보아 또한 SM 이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후보군이다.
2,3 세대는 요주의 인물이다. 대부분이 올해에서 내년 사이 SM과의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동방신기의 경우 이수만과 SM 양쪽 모두에 강한 믿음을 보여왔던 터라 가장 행보를 예측하기 어려운 팀으로 꼽힌다. 다만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결속력이 워낙 강한 만큼 어떤 결정을 내리든 둘이 함께 움직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슈퍼주니어 또한 이수만과의 사이는 각별했지만, 이들은 잔류 가능성이 높다. 슈퍼주니어는 탁영준 SM 대표와 오랜 시간 매니저와 아티스트로 호흡을 맞추며 탄탄한 신뢰관계를 구축해온 데다 아예 레이블SJ를 설립하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에 굳이 SM을 벗어날 이유도 적다.
소녀시대는 나눠질 수밖에 없다. 윤아 유리 태연 등은 SM에 상당한 만족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써니는 이수만의 조카인 터라 혈연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샤이니 역시 이번 사태에 키가 불안함을 드러내는 등 혼돈을 겪기도 했지만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함께해 온 SM의 편에 설 전망이다. 엑소와 레드벨벳 또한 완전체 컴백을 앞두고 있는 터라 이탈 가능성은 높지 않다.
SM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카카오와 함께 K팝 산업의 '넥스트 레벨'을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SM과 함께 '넥스트 레벨'로 도약할 스타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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