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현대에서 고대 이집트를 가다-1
얼마 전 4대 문명 발상지 중 한 곳인 이집트에 다녀왔다. 세계의 4대 인류 문명 발상지는 기원전 3500년경에 시작된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이다. 나일강 하구와 메소포타미아, 그리고 이 두 지역 사이에 펼쳐져 있는 동부 지중해 연안의 이른바 '비옥한 초승달(fertile crescent)' 지역이다. 두 문명 발생 이후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과 중국의 황하 유역이 뒤를 이어 등장했다.
이집트 여행은 필자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건축을 전공하면 서양 건축사를 공부하게 되는데,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하는 이집트 피라미드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아직도 피라미드의 건축에 관하여는 밝혀진 것은 없고 가설만 존재할 뿐이다. 기록을 중시한 이집트는 어째서 피라미드의 건축에 관한 자료를 기록하지 않은 것일까. 어쩌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문명의 역사를 가진 나라 중 하나인 이집트는 유럽대륙에 속해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상은 아프리카대륙에 자리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이스라엘·아카바 만·홍해와 접해 있고 남쪽은 수단, 서쪽은 리비아, 북쪽은 지중해로 둘러싸여 있다. 위치적인 특성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던 지역으로 원한다고 언제든 갈 수 있는 나라는 아니었다. 다행히 최근엔 접경 부분의 분쟁이 잠잠해지고 코로나도 완화되면서 올해 초부터 이집트 방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집트는 겨울과 여름의 두 계절만 있다. 겨울은 서늘하고 온화하며, 여름은 일반적으로 무덥다. 4월이 되면 무더워서 여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이집트의 종교는 이슬람교이며, 대부분이 수니파에 속한다. 또 부분적으로 자유기업을 인정하는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가진 개발도상국이며, 산유국이지만 이집트 내수를 감당할 정도의 수량이다. 이마저도 원유정제 기술이 없어 원유를 수출하고 정제유를 수입하고 있다. 군 출신 대통령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으며, 곳곳에 무장한 경찰들이 배치돼 출입을 확인한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 또한 경찰이 우선 앞에 서고 이어 여행객을 태운 차량들이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12시간의 비행으로 도착한 이집트의 카이로는 밤이었다. 이집트에서 15년을 살고 있다는 현지 가이드가 설명하기를 보여주고 싶은 곳에만 불을 밝히고 있다 보니 어둑한 밤에 보는 카이로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한다.
이집트 방문에 피라미드가 빠질 수 없다. 첫 피라미드인 조세르의 계단식 피라미드는 사카라지역에 있는 피라미드로 기초부 크기가 가로 109m, 세로 125m에 높이는 62m다. 이 피라미드가 유명한 이유는 완전히 돌로 축조된 세계 최초의 석조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피라미드의 주인 조세르는 이집트 제3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다. 이집트 파라오는 자신이 살아 있을 때 자신의 무덤이 될 피라미드 공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조세르의 피라미드 주변에는 아직도 발굴 중인 피라미드들이 있다고 한다. 주변이 온통 모래와 황량한 광야처럼 보이는데, 최근에도 귀족들의 무덤이 발굴됐다. 이집트의 발굴작업은 기원전 3000년 이상 된 그 시절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인류사를 현대의 우리가 들여다볼 수 있는 작업이다.
피라미드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기자' 지역이다. 기자의 피라미드는 이집트를 인터넷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거대한 3개의 피라미드다. 기자의 세 피라미드는 크기 순서대로 파라오 쿠푸, 카프레, 멘카우레의 무덤으로 지금으로부터 4500년 전에 20만 명의 사람이 20년에 걸쳐 지은 건축물이다. 피라미드를 축조하는데 많은 노예들이 강제 동원됐을 것이라는 속설은 옛이야기가 됐다. 최근 발견된 자료들에 따르면 피라미드를 만드는데 동원된 인력은 휴가도 가고 조퇴도 했던 임금 노동자들이었다고 한다. 기자의 피라미드 중 쿠푸의 피라미드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단일 건축물로는 규모가 가장 큰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막상 가보니 그 크기가 건축물이 아닌 산과 같았다. 말문이 턱 막힐 정도의 거대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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