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1마리에 수컷 10마리 “두꺼비가 이상해”…섬진강 주변 성비불균형 심각
몰려든 수컷들에 암컷 압사
환경단체 “원인조사 시급”
산란 시기 섬진강 두꺼비들의 암컷과 수컷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꺼비 개체 수도 급격하게 줄고 있어 환경단체는 전문적인 원인 조사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전남녹색연합은 14일 “섬진강 주변 두꺼비들을 조사한 결과 올해 암컷 1마리당 수컷의 비율이 10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7일까지 섬진강 일대 861번 지방도를 따라 51곳의 두꺼비 산란장을 조사했다.
전남녹색연합은 2016년부터 도로를 건너지 못하는 두꺼비들을 구조해 산란이 가능한 곳으로 이동시키면서 암컷과 수컷 비율을 조사하고 있다. 올해 포획된 두꺼비 540마리 중 암컷은 50마리, 수컷은 490마리에 였다. 암수 비율은 ‘1대 9.8’ 마리에 달한다.
그동안 섬진강 두꺼비의 암수 비율은 ‘1대 5’마리 안팎이었다. 2018년 포획된 두꺼비 412마리 중 암컷은 76마리 수컷은 336마리로 암수 비율이 ‘1대 4’ 정도 였다. 2019년에도 998마리 중 암컷이 177마리 수컷은 821마리로 성비는 ‘1대 4.6’ 이었다. 2021년 암수 비율은 ‘1대 3.7’ 마리였고 지난해도 ‘1대 5.6’ 마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컷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암컷들이 몰려든 수컷에 깔려 죽는 경우까지 관찰됐다. 박수완 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그동안 암컷 두꺼비들이 산란 도중 수컷에 눌려 압사당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죽는 경우도 여러 번 확인됐다”면서 “성비 불균형이 너무 심각하다 보니 암컷 두꺼비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산란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두꺼비 개체 수도 크게 감소했다. 2021년 1832마리, 지난해 1291마리가 관찰됐던 두꺼비는 올해 540마리로 크게 줄었다. 녹색연합은 두꺼비 수가 급격하게 감소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 개체 수 감소가 급격한 ‘성비 불균형’에 의한 것인지도 조사 대상이다.
박 사무처장은 “두꺼비 성비 불균형에 관한 연구 자료가 거의 없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만 기후위기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인해 수컷이 많이 부화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서 전문가에게 조사를 맡겨 시급히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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