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H신혼부부 주택도 자금난에 공사중단...대주단 공매 진행

배규민 기자 2023. 3. 1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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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무주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급하기 위해 매입을 약정했던 토지와 건물이 자금난에 공매로 나왔다.

SH공사 관계자는 "별도의 자금 신청은 없었고 신탁사로부터 대출 체납 때문에 매각을 진행한다는 통보만 받았다"면서 "임대주택용으로 건물을 짓다가 매각으로 넘어가는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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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해 짓던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신혼부부 공동주택이 자금난에 매물로 나왔다. 사진은 현장 모습/사진=배규민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무주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급하기 위해 매입을 약정했던 토지와 건물이 자금난에 공매로 나왔다. 대출 만기가 도래했지만 만기 연장에 실패하고 신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자 대주단이 매각을 결정했다. 이 건물은 준공 후 SH에 통 매각하기로 약정이 된 상태지만 대주단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39-1 일원 토지와 미준공건물에 대해 이달 공매를 진행한다. 이 현장은 총 38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짓는 공사로 준공 후 SH가 매입해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었다.

왼쪽 동은 외관 공사가 끝나는 등 준공률이 70% 안팎에 달했지만 대출 만기 상환에 실패하면서 두 달 전부터 공사가 멈췄다. 현재는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들이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이 사업장은 코람코자산신탁이 관리형토지신탁 방식으로 위탁관리하던 곳이다. 사업주체는 신탁회사지만 사업비 조달은 위탁자가 시공사가 담당한다. 저축은행 계열사로 구성된 대주단이 대출만기 연장을 거절한 뒤 위탁자가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대주단이 매각을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준공 후 매수자가 있어 일정 수익이 보장되는데도 대주단이 대출 만기 연장을 거절하고 매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를 거듭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준공 후에 SH에서 사들이기로 한 사업장이지만 대주단이 빠르게 회수하겠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시장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SH공사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두 번째 품질 검증까지 마친 상태로 준공 후 매입까지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품질 검증이 끝나면 SH로부터 1차 감정평가액의 최대 60%까지 자금도 받을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별도의 자금 신청은 없었고 신탁사로부터 대출 체납 때문에 매각을 진행한다는 통보만 받았다"면서 "임대주택용으로 건물을 짓다가 매각으로 넘어가는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공매를 통해 새로운 낙찰자가 건물을 준공하더라도 이 건물은 신혼부부 대상 주택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SH의 매입임대주택 관련 규정에 따르면 제한물권의 설정 등으로 이미 매입 약정 체결이 자동 해지됐고,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완공된 건물은 신규 계약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행사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 만기 연장이 안 되는 데다 건축비가 많이 올라서 오히려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면서 "공사가 멈추거나 결국에는 공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해 짓던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신혼부부 공동주택이 자금난에 매물로 나왔다.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가 붙인 '유치권 행사 중' 현수막이 건물 곳곳에 붙어있다./사진=배규민 기자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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