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산지 위반 의심되는 페루 녹두 수입, 왜 계속 방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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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를 속인 채 수입돼 국내 농가들의 분노를 샀던 페루산 녹두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비판의 화살이 미온적인 사후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당국을 향하고 있다.
이 페루산 녹두가 해를 넘겨서까지 논란인 건 지난해 관세청으로부터 9개 업체가 '원산지 요건 불충족' 통보를 받았고 나머지 30여업체 역시 조사에 들어간 상황인데도 녹두 수입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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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를 속인 채 수입돼 국내 농가들의 분노를 샀던 페루산 녹두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비판의 화살이 미온적인 사후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당국을 향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또는 위반이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선 통관 전에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데도 왜 계속 수입이 이어지도록 방치하느냐는 것이다.
페루산 녹두의 원산지 위반 의혹이 터진 것은 지난해 가을이다. <농민신문> 취재 결과 2020년 133t에 불과했던 페루산 녹두 수입량이 2021년 8561t으로 60배 이상 급증했다. 문제는 페루의 녹두 생산량이 2018년 139t, 2019년 266t 등으로 페루가 주요 녹두 생산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가 전체 생산량의 수십배에 달하는 녹두를 한국으로 수출하는 난센스가 발생한 것이다. 정황을 따져보니 브라질·볼리비아 등 인접국에서 페루로 밀수가 이뤄진 뒤 한국으로 수출된 의혹이 짙었고, 관세청의 조사 결과 실제 상당수 물량이 원산지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페루산 녹두가 해를 넘겨서까지 논란인 건 지난해 관세청으로부터 9개 업체가 ‘원산지 요건 불충족’ 통보를 받았고 나머지 30여업체 역시 조사에 들어간 상황인데도 녹두 수입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서다. 업계에는 1차 조사에서 적발된 업체들이 이름을 바꿔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2022년에도 페루산 녹두는 5867t이나 수입됐다. 이처럼 원산지 위반 의혹 와중에도 계속 수입이 이뤄지며 국내시장을 어지럽히니 농가들이 정부를 성토하는 건 당연하다.
통관 과정에서 문제시되는 농산물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관세청의 관련 고시를 보면 ‘수입 상대국의 통상적인 생산량에 비해 우리나라로의 수입량이 과도하게 많은 물품’은 사전 심사 물품으로 지정할 수 있다. 녹두가 딱 이 경우에 해당한다. 관세청은 수입업체들의 민원을 우려한다지만 원산지 위반에 대해선 관세청도 직접 확인한 바 아닌가. 국내 농업 보호보다 수입업체 이익 침해를 우선시하는 걸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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