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이하 선수 의무 출전 불합리”

김민기 기자 2023. 3. 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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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우, K리그의 U22 규정 비판나서
수원FC 이승우

프로축구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시즌 첫 연고지 더비가 열린 11일 수원종합운동장. 수원의 선발로 나선 박희준(21), 김주찬(19)이 전반 20분 동시에 교체됐고, 전반 24분 수원FC의 장재웅(22), 이대광(20)도 나란히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지난 11~12일 열린 K리그 3라운드 6경기에서 전반 교체된 선수는 총 9명. 모두 20세 전후 어린 선수였다.

축구에서 전반 선수 교체가 이뤄지는 일은 드물지만, 국내 K리그에선 흔하다. 출전 명단에 22세 이하 선수들이 최소 2명 포함되어야 한다는 프로축구연맹의 ‘U22(22세 이하) 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젊은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이들을 육성하려는 취지에서 2013년 23세 이하 출전 규정으로 출발해 지금에 이르렀다.

이를 어길 경우 한 경기에 두 번만 교체가 가능하다. U22 선수 2명이 선발로 나서거나, 선발·교체 출전 각 1명이라면 5명의 교체 카드를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직 기량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먼저 그라운드를 밟고, 일찍 주전들과 교체되는 기이한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관련한 비판은 꾸준히 있어왔으나, 최근 이승우(25·수원FC)가 “어느 나라에 이런 규정이 있느냐”고 밝히며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

제도의 긍정적 효과도 물론 있다. 2018년 울산에서 데뷔한 이동경(26·독일 2부 FC 한자 로스토크)은 이 제도를 통해 출전 기회를 늘리고 기량을 키웠다. 어린 K리거들이 연령별 대표팀에 승선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K리그1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K리그1은 12구단 중 최다 3팀까지 강등될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심해 제도 취지대로 어린 선수들의 긴 출전을 보장하긴 어렵다. 윤종석 해설위원은 “실력에 따른 경쟁보다, ‘영혼 없는 교체’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U22 룰이 대학 축구계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아예 제도 폐지를 외치는 이들도 있다. 22세를 넘긴 대학 선수들이 프로 데뷔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자 조기 은퇴를 하고, 자괴감에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도 이어진다고 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제도에 대해 매년 현황을 파악하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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