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조 회계장부 미제출, 과태료만으로 시정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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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동조합에 회계장부 비치·보존 여부를 보고하라고 요구했지만, 10곳 중 3곳은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조합원이 1000명 이상인 노조와 단체 319곳에 대해 지난달 15일까지 회계장부 비치·보존 여부와 관련한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노동조합법은 노조가 재정 장부를 비치해 회계 결산을 공표하고 행정관청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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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부실 회계 문제는 도를 넘었다. 연간 예산 규모가 1000억원을 웃돌고, 2018년부터 5년간 정부·지방자치단체로부터 1521억원의 지원금까지 받아갔다. 그런데도 막대한 예산과 지자체 지원금을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썼는지 밝힌 적이 없다. 노동조합법은 노조가 재정 장부를 비치해 회계 결산을 공표하고 행정관청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부는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노조들에 대해 과태료 부과 사전 통지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과태료(500만원) 부과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보다 단호한 추가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당정은 그제 국회에서 열린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관련 민당정 협의회’에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가 노동 개혁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데 공감하고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조합원 절반 이상의 요구가 있거나, 노조 내 횡령·배임 등의 행위가 발생하면 회계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추진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미래 세대를 위해 노조의 불합리한 관행을 근절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옳은 소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어제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의 2012∼2019년 경제·재정 지표를 분석한 결과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적극적인 노동·공공 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 개선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반면, 이탈리아는 개혁에 실패해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졌다. 이들 국가의 상반된 경제 성적표가 무얼 의미하겠나. 노조의 부실 회계 관리 등 노동 개혁 없이는 우리도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뜻 아닌가. 노조 스스로도 북한 지령을 받아 ‘퇴진이 추모다’, ‘이게 나라냐’ 등의 시위 구호를 외치는 대신 편향되고 왜곡된 내부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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