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40년이 지났어도 바뀐 것 없는 가해자들
이젠 침략전쟁·핵위협 일삼아
평화·안정 해치는 세력에 맞서
한·미·일 안보협력 튼튼히 해야
외교가 원로들 사이에 1983년은 ‘악몽의 해’로 기억된다. 그해 9월1일 뉴욕을 떠나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 007편 여객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박살 나 추락했다. 소련(현 러시아) 전투기가 쏜 미사일에 맞았다.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소련은 “적군 정찰기인 줄 알았다”며 발뺌했다. 그런 소련을 미국은 ‘악의 제국’으로 규정했다. 우리는 우방은 물론 중립국들의 소련 성토까지 이끌어내고자 외교력을 총동원했다.
10년 뒤인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는 없다”고 외쳤다. “어떤 이념이나 어떤 사상도 민족보다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고도 했다. 6·25 남침부터 아웅산 테러까지 북한이 우리에게 안긴 것이라곤 고통과 비극뿐인데 뭐가 ‘행복’이란 말인가. 돌아보면 소련 해체와 냉전 종식으로 ‘한반도도 곧 통일될 것’이란 낙관론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정작 북한은 무력 강화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돌입했는데도 말이다. ‘동맹보다 민족’이란 사고는 이후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아웅산 테러에 관해 북한은 이제껏 한국에 어떠한 사죄도 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여객기 피격에 대해 소련은 한·소 수교 직후인 1990년 12월에야 유감의 뜻을 표했다. 당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교장관이 우리 최호중 외교장관에게 “많은 희생자를 낸 것을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과거를 묻어버리고 밝은 앞날을 향해서 새 출발을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 정부는 소련의 공식 사과로 받아들였다. 진정성이 있네 없네 하는 시비조차 없었다. 일본의 식민지배는 두고두고 욕하면서 공산 국가들의 살인 만행은 쉽게 잊거나 눈감아 온 것이 우리 현실이다.
지난달 미국 하원이 ‘사회주의 참상 규탄 결의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점과 뚜렷이 대비된다. 결의안은 “사회주의는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반복되는 기아와 대량 살상을 초래했다”며 김정일, 김정은 등을 주요 범죄자 명단에 올렸다.
1983년 이후 40년 세월이 흘렀다. 소련의 후예 러시아는 이웃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참혹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 민항기에 거리낌 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던 때의 잔인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북한은 이제 우리 정부 요인 몇 명을 제거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 5000만 국민 전체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미사일을 움켜쥔 채 “태평양을 사격장으로 쓰겠다”고 강변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국가나 집단도 그 본성은 좀처럼 변하기 힘든 모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에 잇따라 나선다. 가장 중요한 의제는 역시 ‘안보’다. 북한처럼 지역의 평화·안정을 해치는 세력에 맞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튼튼히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40년 전 공산주의자들의 끔찍한 범행에 희생된 대한항공 007편 여객기 탑승자 269명 그리고 아웅산 테러 순국 인사 17명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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