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1년… 요동친 윤 대통령 언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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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당선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확연히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전임 정부의 언론 소통 실패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여준 점은 높이 살만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 먼지털이하듯 수사하고, MBC와 KBS에 대한 사정기관들의 거센 압박은 윤 대통령 역시 언론과 권력의 건전한 관계 형성보다는 '언론 길들이기' 속셈을 가진 것은 아닌지 의심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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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당선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확연히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기대보다는 전 정부에 대한 염증과 실망감이 윤석열 정부 출범의 원동력이었던 바 국정운영의 청사진 정도를 그리는 것으로 보였던 첫해와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안으로는 노조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와 노동유연화 정책 구체화, 대외적으로는 일제 강제동원문제 해법 제시를 통한 한미일 삼각동맹 재구축 시도 등 보수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당마저 윤 대통령의 친정 체제로 구축하면서 윤 대통령은 내년 총선까지 좀 더 강력한 보수적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이 색깔을 분명히 하고 국정을 주도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정책 드라이브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걱정이 드는 대목도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윤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소통 의지는 현저히 줄었고 언론개혁 과제를 외면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대통령의 강경 드라이브와 정치권의 총선 준비가 본격화하면 사회 갈등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우려스럽다.
사실 당선 이후 지난 1년 동안 윤 대통령과 언론과의 소통, 언론정책을 돌아보면 ‘급격한 요동’이라는 표현만큼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없다. 시작은 거창했다. 당선되자마자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긴 일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60차례 이상 진행됐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은 정치인 출신 대통령들도 시도하지 못했던 파격적 발상이었다. 윤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전임 정부의 언론 소통 실패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여준 점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순방 중 비속어 발언 보도를 국익을 해치는 행태로 규정하며 MBC와 격렬한 대립각을 세우더니 급기야는 두 달 뒤 동남아 순방 때는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전례 없이 불허하는 조치까지 취했다. 이를 둘러싼 MBC 기자와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전으로 출근길 문답도 중단됐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과 언론의 직접 소통도 사라졌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를 둘러싸고 여론이 찬반으로 갈리는 사태로 비화됐다는 점이다. 심지어 대통령실은 이런 여론 분열에 앞장서기까지 했다.
그 어느 대선보다 접전 끝에 박빙으로 당선됐고 초거대 야당이 국회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지상과제가 협치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언론의 비판이 다소 무리한 점이 있었지만, 이후 윤 대통령은 비판 언론에 귀를 닫고 다른 진영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출근길 문답이 언제 재개될지도 불투명할 뿐더러 올해 초에는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했다. 국민들은 집권 2년차를 맞는 대통령의 신년구상을 보수신문을 통해 접해야 했다. 대통령과의 자유로운 기자회견이 언제 이뤄질지는 기약이 없다. 당선 이후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언론과의 소통을 강조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이런‘변신’은 더 아쉬울 따름이다.
대선공약으로 공영방송의 공정성 강화를 천명했고 거버넌스 구조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별 무관심인 점도 비판을 받을 만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 먼지털이하듯 수사하고, MBC와 KBS에 대한 사정기관들의 거센 압박은 윤 대통령 역시 언론과 권력의 건전한 관계 형성보다는 ‘언론 길들이기’ 속셈을 가진 것은 아닌지 의심만 키울 뿐이다. 당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합리적 권언 관계 형성에 진력할 수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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