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헌법 수록 불가능” 내뱉었다 ‘뭇매’.. 김재원 “반대하지 않을 것” 사과
전광훈 담임 목사의 ‘총선 200석 만들어주면 뭐 해줄 건가’ 질문에…“목사님 원하시는 것 관철”
기자들의 발언 배경 질문에는 “‘지금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라 답변
논란 이틀 만인 14일 SNS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매우 죄송”
전광훈 담임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 무대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여야의 뭇매를 맞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저의 모든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5·18 정신의 헌법 전문 게재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의 사과는 논란 발생 이틀 만이자 지난 13일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개인 의견’이라는 취지로 답한 지 하루 만이다.
논란은 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 예배 무대에서 전 목사의 ‘김기현 장로님(국민의힘 대표)이 우리에게 찬물을 끼얹은 게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한다’는 말에 “그건 불가능하다”면서 “저도 반대”라고 김 최고위원이 밝히면서 불거졌다. 전 목사가 이어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아닌가”라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반응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대선 공약, 과거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김기현 대표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족에 대한 사과, ‘당의 정강·정책에 5·18 정신이 들어 있다’던 비상대책위원 시절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발언 등과 모두 배치되는 것으로 보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처럼 말하기 전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의힘 200석 만들어주면 뭘 해줄 건가’라던 전 목사의 질문에는 “영웅 칭호를…”이라면서, 조금 더 구체적인 답변을 전 목사가 바라자 “제가 최고위원회에 가서 보고하고 목사님이 원하시는 것을 관철시키겠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취지의 입장은 이 같은 내용을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으며, 무대 말미에서는 “우리 존경하는 고향 선배이신 전 목사의 가르침을 잘 받고, 앞으로도 전 목사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부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의원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윤 대통령의 5·18 정신 헌법 수록 공약을 ‘선거 전략’ 차원의 발언인 양 치부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5·18 정신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가 인정한 민주화 역사 그 자체이고, 이를 토대로 윤 대통령께서 공약한 것”이라며 “아무리 사견이라고 해도 대통령께서 신중하게 발표한 공약을 ‘조상 묘’ 운운하며 가벼이 평가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더구나 김 최고위원이 당선 직후 극우 정치 목사를 찾아가 감사 예배를 드려야 했느냐는 것”이라며 “민주당 인사들이 개딸 집회에 참석해 그들 요구에 부응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도 비판했다. 개딸은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을 말하며 ‘개혁의딸’이라는 뜻이다.
김웅 의원도 SNS에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기리는 것은 표를 얻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자유와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5·18 민주화운동 정신은 보수정당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층 더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황명선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하나님도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말하는 사이비 목사 같은 사람에게 달려가는 여당 최고위원을 보자니 정말 한심하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의 이런 모습이야말로 정치를 희화화하고, 정치혐오와 불신을 조장한다”고 날을 세웠다.
황 대변인은 전 목사의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라는 말에 ‘조상묘도 판다’며 응수한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시민을 희롱한 것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5·18정신을 가지고 장난질을 친 것이라면 광주시민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선 직후인 지난해 4월 호남 출신 인사들과의 오찬에서 5·18 기념식 참석 의사를 표하고, 대선 공약 중 하나인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은 같은 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에서는 5·18에 대한 완전한 진상규명, 희생자 및 유족에 대한 보상, 오월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황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공개 항의하라”며 “만약 대통령실이 공개 항의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은 ‘표 얻으려는 립서비스’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민의힘도 김재원 최고위원의 망발에 대해서 엄중하게 책임을 물으라”면서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만들어갈 정치가 망언과 막말의 정치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김기현호의 극우 본색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당 최고위원이 극우 스피커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태극기 부대의 재림”이라며 “친윤이 되니 반국민 정도는 쉬운 건가”라고 규탄했다. 이 대변인은 “5·18 정신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이 피를 바친 희생정신 그 자체”라며 “대한민국이 오늘날 민주주의를 누리는 데 있어 가장 먼저 기념돼야 할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극우의 망발조차 5·18이 없었다면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은 사과하고, 김기현 대표는 자당 최고위원에 대해 책임을 물으라”고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의 발언 배경을 묻는 말에 “개인 의견이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 공약사항인데 불가능하고, 반대한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현재 개헌 움직임이 없지 않나. 곧바로 개헌할 듯이 이야기하면서 말하니까 ‘지금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라고 표현한 전 목사 발언에 대한 답변 관련 입장에는 “그 자리에서 그냥 덕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상 묘도 판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윤석열 대통령의 5·18 정신 계승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4일 “윤 대통령이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을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축의금은 10만원이지만…부의금은 “5만원이 적당”
- 빠짐없이 교회 나가던 아내, 교회男과 불륜
- 9초 동영상이 이재명 운명 바꿨다…“김문기와 골프사진? 조작됐다” vs “오늘 시장님과 골프
- 입 벌리고 쓰러진 82살 박지원…한 손으로 1m 담 넘은 이재명
- 회식 후 속옷 없이 온 남편 “배변 실수”→상간녀 딸에 알렸더니 “정신적 피해” 고소
- 일가족 9명 데리고 탈북했던 김이혁씨, 귀순 1년 만에 사고로 숨져
-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정우성, ’오픈마인드‘ 추구한 과거 인터뷰
- 한국 여학생 평균 성 경험 연령 16세, 중고 여학생 9562명은 피임도 없이 성관계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