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 KT 윤경림 대표 선임에 찬성 ‘권고’

구교형 기자 2023. 3. 1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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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총, 여권과 외국인 포함 일반 주주 힘겨루기 양상 본격화
네이버카페 ‘KT주주모임’ 주도로 소액주주들도 세 결집 나서

세계적인 주주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가 오는 31일 KT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에 대한 ‘찬성표’를 권고했다. 소액주주들도 네이버 카페에 윤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전자투표 참여 인증샷을 올리는 등 세 결집에 나섰다. 주총 표 대결에서 여권의 영향력 아래 있는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가 유력한 가운데 차기 KT 대표 선임을 놓고 윤석열 정부 측과 외국인을 포함한 일반 주주들 사이에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글래스루이스는 KT 주요 투자자들에게 보낸 의견서를 통해 주총에서 윤 후보 선임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각국의 연기금을 포함해 1000여곳의 기관투자가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보통 외국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주총 안건에 대한 찬반 의사결정에 중요하게 참고한다.

글래스루이스 측은 “내정자 명단을 검토한 결과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주주들이 모든 후보자들 선임에 찬성할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KT 사내외 이사 선임 등 다른 주총 안건에도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KT는 윤 후보와 함께 호흡을 맞출 신규 사내이사에 송경민 KT SAT 사장과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을 내정했다. 올해 주총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KT렌탈 대표의 사외이사 임기는 1년 연장했다.

KT 주주 구성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비중은 40%를 넘었으며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주주는 57.36%를 차지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KT 주가가 3만원 밑으로 내려간 원인 중 하나로 올해 초 국민연금의 주식 대량 매도를 꼽으면서 정부·여당과 대립 중인 사측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T 주가는 이날 2만9250원에 마감됐다. 지난해 종가 기준 최고가(3만9150원) 대비 25.3% 하락한 것이다.

소액주주들의 윤 후보 찬성 움직임은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이 주도하고 있다. 현재 가입자 수가 1300명을 넘어섰으며, 카페 매니저는 의결권을 가진 회원들의 주식 수가 330만주를 돌파했다고 공지했다. 소액주주들은 “미약하나마 300주 주권 행사를 했습니다” 등의 문구로 전자투표 참여와 각 안건에 대한 찬성 의사가 담긴 인증샷을 찍어 올리고 있다. 오는 30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전자투표 참여 방법을 영상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의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한 국민연금은 지난 7일 KT 이사회가 윤 후보를 차기 대표로 선출한 이후 8일째 침묵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밀실 담합”이라고 비판했던 구 대표 연임 과정과 달리 공개경쟁 방식으로 선출된 윤 후보를 상대로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기 어려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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