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주 평균 78시간 근무’…기피 과목 흉부외과는 ‘102시간’
절반 이상 ‘법정 80시간’ 초과
34%는 최소 휴식 보장 못 받아
정부가 추진 중인 ‘주 69시간 근로제’를 두고 반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전공의(레지던트)들은 주 평균 78시간 일한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공의 절반 이상은 현행법에서 상한으로 둔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
14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제출받은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1903명의 최근 4주간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77.7시간이었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흉부외과가 102.1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1주일 102시간 근무는 주 5일이면 하루 20.4시간, 주 6일이어도 하루 17시간을 근무해야 나오는 수치다. 그다음으로는 외과 90.6시간, 신경외과 90.0시간, 안과 89.1시간 순이었다.
현행법상 전공의의 근무시간은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선 안 되지만, 전공의 52%(990명)는 최근 1년간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근무시간이 가장 많은 흉부외과는 응답자 19명 전원이 모두 초과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검토 보완을 주문한 노동시간 개편안의 ‘주 최대 69시간’보다도 훨씬 길다. 조사에 참여한 전체 26개과 중 15개과의 주 평균 근무시간이 69시간을 넘었다.
근무시간이 턱없이 길어도 휴식시간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전공의 65.8%(1258명)가 일주일에 하루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한다고 답했다. 3일 이상 연속근무를 하는 전공의도 16.2%(309명)에 달했다. 현행법은 전공의의 수련시간이 연속 36시간(응급상황 시 최대 40시간)을 초과해선 안 되고, 또 16시간 이상의 연속수련 후에는 최소 10시간의 휴식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16시간 이상의 연속수련 후 최소 10시간의 휴식시간을 받았는지’ 묻자 전공의 33.9%(645명)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전공의들은 입원 환자나 응급 환자들을 보다 보니까 밥 먹는 시간도 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휴게시간 지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런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을 하는 게 노동법상 해석일 텐데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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