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가 되련다” 김영환 충북 지사, 사면초가?···제천서 규탄 집회도

손봉석 기자 2023. 3. 1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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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제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친일파가 되련다’고 발언한 김영환 충북지사를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도정 보고회를 위한 제천시청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연합뉴스



‘내가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글을 쓴 후 비판을 받고 있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대외 활동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군을 찾아 도정보고회를 하려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충남·경기도와 교류·협력에도 엇박자가 났다. 충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14일과 17일로 예정된 제천, 진천 방문 일정을 무기 연기했다.

김영혼 지사는 순방에서 자신의 대표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실현하기 위한 도민의 협조를 구할 계획이었지만 친일파 관련 발언 이후 공무원 조직이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이하 전공노)는 “도민 앞에 사과 한마디 없이 시·군을 순방하는 것은 2차 가해와 다를 게 없다”며 순방 반대 입장을 밝혔다.

첫 방문지인 제천시에서는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50여명이 14일 시청 앞에 모여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친일파 발언을 규탄했다.

규탄집회에는 제천의병유족회, 광복회제천지회, 제천농민회, 민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 전국철도노동조합 제천단양지부 등 11개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제천·단양지역위원회가 참여했다.

이들은 “일본 전범기업에 면죄부를 준 윤석열 정권의 폭거에 치를 떨며 분노하는 중에 김 지사가 SNS에 올린 글이 우리를 또 한 번 엄청난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다”며 “김 지사는 친일 발언을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두 번째 방문지 진천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김 지사는 결국 ‘불상사’를 우려해 제천·진천 방문을 연기했다. 재해 등이 아닌 상황에서 지사 시·군 순방이 차질을 빚기는 도정 사상 처음이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괴산 등 9개 시·군 방문도 여의치 상황이다. 전공노 지부들은 ‘대일 굴욕외교 지지하는 김영환 도지사 사과하라’, ‘충절의 고장 충북 도민에게 상처준 도지사 방문 반대한다’는 플래카드를 준비하는 등 공동행동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충북도·경기도 상생발전 업무협약 체결도 연기됐다. 이 역시 다음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충북도청을 찾을 계획이었는데, 김 지사의 친일파 관련 발언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로 예정됐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김태흠 충남지사 교환 근무도 무산이 됐다. 김영환 지사 제안에 따라 그는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북도청에서 각각 하루 동안 명예 도지사로 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충남 공무원노조가 강력 대응을 예고하자 충북도는 “일일 명예도지사 교환 근무 계획을 철회하자”고 통보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SNS에서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통 큰 결단’이라고 지지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고 주장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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