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듯한 그 공간...박제하고픈 삶의 에너지
◆ MZ세대가 찜한 작가∙갤러리 ◆
MZ가 찜한 작가·갤러리⑦ 96년생 최지원·디스위켄드룸
무표정한 도자인형 등장 유화
연약한 존재의 강인한 생명력
베를린·상하이 등 단체전 앞둬
그의 회화는 누구나 한번 보면 잊지 못할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 공간이 확장된 변화를 담은 대형 유화들을 모아서 두 번째 개인전 ‘채집된 방 Collecting Chamber’을 한남동 갤러리 디스위켄드룸에서 4월 8일까지 열리고 있다.
강력한 조형언어의 근본인 도자 인형에 대해 최지원은 “항상 대상의 표면을 스캔하듯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특히 매끄러운 표면을 바라볼 때 회화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게 작동한다”고 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과거에 단독주택형 가정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장식품들인 박제된 동물이나 나무 조각품 등의 물건이 대거 등장했다. 죽은 말벌이나 나방, 거미 등 마른 곤충은 실제 작가가 집의 창틀이나 유리화병 속에서 발견한 것들을 사진으로 찍거나 채집해서 그렸다. 기억의 파편이자 생명이 없는 미약한 존재들이 의외로 강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최지원은 “첫 개인전에서 도자 인형 중심으로 다양한 표현을 했다면, 이번에는 과거 살던 공간에 다시 돌아온 개인적 변화를 통해 감정이 좀 더 복합적으로 올라오게 됐고 좀 더 내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전시 제목인 ‘챔버’란 진공된, 밀폐된 공간을 의미한다. 아버지가 출장에서 사 온 조각품들은 멈춰버린 순간을 표현하기 적절한 ‘부장품’이 됐다.
작가는 “죽음 자체보다는 죽음을 생각하는 문화에 흥미를 느낀다”며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현세에 온 힘을 다해 만든 공간이 내세를 위한 것이고 죽음과 활기찬 생명력이 함께 역동하고 있다고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극사실회화처럼 질감 표현이 강하게 묘사된 부분과 면과 면의 경계를 희미하게 대충 표현한 부분이 한 화면에서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것이 매력적이다.
전시된 작품끼리 유기적으로 연결된 듯한 배치도 흥미롭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블라인드나 창문, 문, 액자, 거울 등 다양한 사각형의 프레임을 통해서 안과 밖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면 다른 그림이 연결되어 나오는 식이다.
김나형 디스위켄드룸 대표는 “대학생들 단체전에서 돋보이는 조형 언어로 발굴했는데 이미 팬덤이 상당하다”며 “옷이나 도자기 질감 등 기교가 빼어난 작가임이 분명하면서도 꾸준히 회화 실험을 이어가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올해는 베를린과 상하이 단체전에도 참여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디스위켄드룸 김나형 대표는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기내식 먹지 마라” 25년차 승무원의 장거리 비행 조언 - 매일경제
- 1억개씩 팔린다는 ‘뼈 없는 닭 날개’의 실체…충격적 대반전 - 매일경제
- “이게 무슨 일이야”…WBC 조기 탈락에 유통업계 ‘당혹’ - 매일경제
- 딸기 하나로 5천만원 완판...교황도 다녀간 곳, 대체 어디길래 [매경5F] - 매일경제
- 4050 주부들 사이 입소문 나더니...몸값 7천억 찍은 이 회사 - 매일경제
- 경영권 분쟁 끝나자 에스엠 주가 ‘와르르’…증권가도 우왕좌왕 - 매일경제
- 외출할 때 호텔 방 커튼을 닫아야 하는 이유 - 매일경제
- 축의금 10만원 부탁했는데 9만9천원 낸 후배...“천원은 수수료” - 매일경제
- “‘톡’ 터치 한번에 1억 날렸다”…딸내미톡 예방법 아시나요? - 매일경제
- ‘눈물 쏟은’ 김현수 “이젠 마지막. 정말 미안해” 대표팀 은퇴 시사 [MK도쿄]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