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움직여볼까"… 집값 회복 기대에 갭투자 다시 고개
1000만원으로 집구매 사례 나와
전셋값 하락땐 역전세 역풍 우려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전세와 매매가격 차이가 좁혀지는 시기를 틈타 전세를 끼고 소액으로 집을 사는 일명 '갭투자'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등의 기대로 집값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지만 집값은 오르지 않고 전세가 하락만 이어진다면 '역전세'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이 집계한 갭투자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이후 이날까지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 화성시(71건)로 집계됐다. 화성시 전체 1657건의 거래 중 4.2%에 해당한다. 이어 세종시 61건(995건 중 6.1%), 인천 연수구 47건(966건 중 4.8%), 경기 평택시 45건(1030건 중 4.3%), 경기 남양주시 38건(591건 중 6.4%), 충남 천안 서북구 34건(1062건 중 3.2%) 순이었다.
아실은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내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면 '갭투자 거래'로 분류한다.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33건으로 7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전체 365건의 거래 중 무려 9%에 해당해 비중으로 따지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송파구는 지난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통계에서 전주대비 0.03% 오르며 서울 25개구 중 유일하게 상승 전환한 바 있다.
특히 송파에선 1500만원으로 갭투자한 사례도 나왔다. 지난 2월 20일 1억8500만원에 집주인이 바뀐 송파구 가락동 '한화오벨리스크' 전용 24㎡(19층) 물건이 같은 달 27일에 1억 7000만원에 전세입자를 새로 들인 것으로 신고됐다.
이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3억원 이상의 갭투자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분류됐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금호' 전용 84㎡(15층) 물건은 작년 12월 10억 5000만원에 손바뀜 된 후 올해 1월 7억원에 신규 세입자를 들여 갭투자 비용은 3억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갭투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된 화성에서도 1500만원 갭투자 건이 나왔다. 화성 진안동 '진안골마을 주공10단지' 전용 51㎡(13층)는 작년 12월 2억3500만원에 팔렸는데, 올해 1월 전세보증금 2억2000만원에 임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신고됐다.
갭투자 2위에 이름을 올린 세종시에선 무려 1000만원으로 집을 산 케이스도 있었다. 세종 어진동 '세종시리슈빌S' 전용 18㎡(6층) 매물은 1억 1000만원의 전세세입자가 있던 물건이었는데, 작년 12월 1억25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이후 올해 2월 기존 세입자가 1억 1500만원으로 계약을 갱신해 갭투자 비용은 1000만원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최근 많은 지역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과 함께 동반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적은 투자금액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갭투자' 적기로도 인식될 수도 있지만, 전세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면 역전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종시 '세종시리슈빌S'의 경우 같은 평수의 최근 전세 시세가 1억원대 초반으로 하락하고 있어 자칫 전세보증금 일부를 세입자에게 돌려주거나 기존보다 낮은 금액에 새로운 세입자를 찾아야하는 '역전세'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연일 부동산 시장 약세 지속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법은 전세가격이 높다는 가정하에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했던 시기에 가능했던 방식"이라며 "지금처럼 금리 리스크나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커지거나 특히 입주물량이 많아질 지역에서는 전세가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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