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시선이 작품의 완성"…공연의 미래 묻는 '다페르튜토 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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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사라진 정육면체의 공간으로 사람이 한 명씩 들어선다.
이를 위해 작품은 객석과 무대, 창작자와 관객의 경계를 없애며 공연장 밖에서도 창작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창구를 마련한다.
관객의 시선과 재창작의 소재가 되는 무대 위 소품들은 물, 불, 흙, 공기 등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요소인 4원소를 상징한다.
이에 대해 적극 연출은 "무대 위 행위 내용보다 관객의 다양한 시선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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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처럼 사용자가 재생산할 수 있는 연극 지향"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사라진 정육면체의 공간으로 사람이 한 명씩 들어선다. 곳곳에 늘어져 있는 빛나는 은박지를 누군가는 얼굴 위에 덮고 누군가는 이불처럼 몸에 덮거나 하늘 위로 던지며 각자의 방식으로 물건과 소통한다.
오는 28일 서울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개막하는 '다페르튜토 쿼드'는 가변형 극장인 쿼드의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연극의 작법을 제시하는 공연이다.
작품 연출을 맡은 연출가 적극은 14일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시대에 맞는 연극의 새로운 화술을 제시하고자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다페르튜토 쿼드'라는 제목은 '어디에나, 도처에'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다페르튜토(Dappertutto)'와 공연 장소인 '쿼드'를 합친 말이다.
공간을 초월하는 의미의 '다페르튜토'와 특정 장소의 이름이 합쳐진 제목을 통해 겉보기에 모순적인 두 성질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를 위해 작품은 객석과 무대, 창작자와 관객의 경계를 없애며 공연장 밖에서도 창작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창구를 마련한다.
관객은 무대의 바닥부터 천장까지를 거의 제약 없이 이동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동시에 각자의 시선을 담아 핸드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작품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하며 관객인 동시에 창작자로 작품에 참여한다.
적극 연출은 "앞으로의 연극에서는 어떤 행위를 보여주는 것보다 보는 사람의 시선의 기록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며 "무대 위 행위는 이를 위한 과정일 뿐 마지막 결과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출 방식에 영감을 준 건 K팝 장르의 소비문화였다.
적극 연출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음악과 춤을 다시 리믹스와 커버 영상 등을 통해 재창조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이 멀미 날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공연이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K팝에서 보여준 방향성을 공연에도 적용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관객의 시선과 재창작의 소재가 되는 무대 위 소품들은 물, 불, 흙, 공기 등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요소인 4원소를 상징한다.
불을 상징하는 전구를 몸에 감은 출연자들이 무대 위에 나와 불의 운동성을 몸으로 보여주고, 물결처럼 반짝이는 은박지들은 이들의 눈을 가리거나 놀이의 도구가 된다.
적극 연출은 4원소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해 이 소재를 선택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무언가를 주장하지 않는 연극을 지향해왔는데, 이조차도 반복되면서 특정한 패턴이 생기고 있다는 한계를 느꼈어요. 이 한계를 넘기 위해 한마디로는 요약될 수 없는 방대한 사상과 분야들을 연구하다 연금술과 4원소라는 소재를 발견하게 됐죠."
대사 없이 영상과 음악, 소품과 무용수들의 움직임만으로 진행되는 공연은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적극 연출은 "무대 위 행위 내용보다 관객의 다양한 시선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비되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일률적으로 치우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연장에 오지 않으면 발생할 수 없는 관객의 다양한 시선 그 자체가 연극의 일부이고 새로운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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