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채 ETF 3일간 8% 올라…'채권개미' 함박웃음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3.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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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장기채 수익률 3배 추종 ETF
올들어 1700억원 순매수 몰려

미국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염려로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채권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존의 고강도 금리 인상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과 더불어 안전자산에 대한 '머니 무브'로 채권금리가 급락(가격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인 최근 3거래일 동안 9.1% 올랐다. 또 다른 장기채 상품인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도 3거래일 동안 8.39% 상승했다. 연간 수익률은 약 11%에 달한다. 장기채를 직접 매수한 경우에도 수익이 기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발행된 한국 국채 10년물을 직접 매수했을 때 현재 유통시장 수익률은 7.8%로 단기채(-0.1%)에 비해 월등했다.

이는 미국 채권투자 상품도 비슷하다. 이날 기준 미국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는 SVB 사태 이후인 3거래일 동안 4.78% 상승했다. 해당 ETF의 올해 연간 수익률은 5.69%다.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채권형 상품도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로 545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세에 해당 ETF 순자산 규모도 올해 692억원 증가하며 151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 밖에 10년물을 추종하는 'TIGER 미국채10년선물' ETF도 올해 5%가량 상승했는데 개인투자자들은 1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지난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미국 장기채 가격은 고점 대비 40%가량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 장기채 시장의 투자 매력은 월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채권가격이 2014년과 유사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국내 서학개미들도 미국 채권형 ETF에 직접 투자하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학개미들은 만기가 20년 이상이며 미국 장기채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채(TMF)' ETF를 1억2949만달러(약 169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액 기준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TMF ETF는 SVB 사태 이후 최근 2거래일 동안 10.85% 상승했다. 13일 TMF ETF의 거래량은 평소보다 3배가량 늘며 수급이 개선되기도 했다. 그 외에 미국 장기채를 단순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만기 20년 이상 국채(TLT)' ETF도 4339만달러(약 567억원)어치 사들였다. '아이셰어스 7~10년 채권(IEF)' ETF 역시 4404만달러(약 575억원)를 순매수했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진행되면서 반대로 채권가격은 올랐다.

특히 단기채보다 듀레이션(실효 만기·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 가격 변동 폭이 큰 장기채의 기대수익률이 높아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이자수익 외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서는 단기채 대비 장기채를 노리는 게 낫다고 분석한다.

1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시초가인 4.515%에서 0.5%포인트 급락한 4% 초반대에 마감했다. 장중 0.5%포인트가 넘는 일일 낙폭은 1987년 10월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3.545%를 기록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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