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로 돌아온 손열음 "기분 좋은 놀라움 주는 게 모차르트 매력"

조재현 기자 2023. 3. 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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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모차르트, 내 손과 마음의 중심"
'즉흥성' 강조…"스스로도 놀랄 수 있는 연주"
손열음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파이플랜즈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나를 놀라게 하고 늘 기분 좋은 놀라움을 주는 것, 그게 바로 모차르트의 매력이죠."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으로 돌아왔다.

오는 17일 프랑스 음반사 나이브 레코드를 통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을 내고 5월부터 서울, 원주, 통영, 광주, 대구, 고양, 김해 등에서 총 8차례 전국 투어 공연을 갖는다.

손열음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앨범 발매 기념 간담회를 열고 "모차르트를 다시 연주하니 집에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음반 발매는 우연한 계기에서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통영음악당에서 다른 음반을 녹음할 당시 음악당과 최진 프로듀서에게 이틀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부랴부랴 솔로 음반 녹음 일정을 잡았다는 것이다.

"일단 뭐라도 녹음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됐죠. 그러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모차르트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 중인 손열음. (파이플랜즈 제공)

처음엔 소나타 한두 개만 녹음하려다 갑자기 전곡을 녹음해야겠다고 결심할 만큼 모차르트는 언제가 그가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작곡가다.

손열음은 그간 모차르트를 향한 남다른 관심과 탐구력을 드러내 왔다. 2011년 준우승을 차지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선보인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연주 실황은 유튜브에서 2100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2018년에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음악감독인 고(故) 네빌 마리너 경과 함께 모차르트 음반을 내기도 했다.

"모차르트는 내게 집이나 모국어 같은 느낌이에요. 언제나 손과 마음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죠. 지난 몇 년간 여러 가지 레퍼토리를 공부할 때 새로운 자극을 받으니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아 좋았는데요, 모차르트를 연주하니 집에 돌아온 기분이 들더라고요.(웃음)"

평소 모차르트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그가 이번 음반에서 중점을 둔 것은 '즉흥성'이다. 그는 경쾌하게 진행되다 깊은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변하는 곡의 진행이 '맞춤옷'처럼 잘 맞는다고 했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다양한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풍부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작곡가로서 이것저것 시도해본 모차르트의 열정도 보였고, 마치 만화경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하늘에서 툭 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아서 최대한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연주할 때 스스로도 놀랄 수 있는 그런 느낌으로 연주한 거죠."

피아니스트 손열음. (파이플랜즈 제공)

손열음은 국내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인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제3대 음악감독으로 부임,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기획자로서 역량을 선보였다. 와중에도 이번 음반을 포함해 4장의 솔로 음반과 3장의 듀오 음반을 발매했다.

"요즘 음악가는 누구나 스스로 프로그램을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제가 한 일이 그렇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전 살아있을 때 인정받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요. 세상을 떠난 음악가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음악으로 남긴 메시지가 갖는 불멸성을 느껴요. 그래서 예술가는 죽은 뒤에 평가받는 것이란 생각도 하게 됐죠.(웃음) 근래 음반 작업을 많이 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에요."

손열음은 최근 유명을 달리한 '한국 바이올린계 대모'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와의 추억도 회상했다. 자신의 은사였던 김대진 한예종 총장과 김 교수의 듀오 연주 등을 여러차례 지켜봤다는 손열음은 2018년 평창대관령음악제 당시 김 교수를 모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6번을 함께 연주하기도 했다. "곁에서 지켜본 선생님은 본인의 것이 하나도 없어질 때까지 나눠주는 나무같은 분 같았어요. '선생님'이란 단어가 정말 가장 잘 어울리는 분이셨죠."

손열음은 "나이가 들어서도 그간의 경험에 기대는 게 아니라 매번 새롭게 만들어내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마리너 경과 작업을 할 때 거장임에도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감명받았어요. 최근 클래식 음악계 흐름도 달라지고 있죠. 인종과 성별을 막론한 작곡가의 작품들이 등장하는 게 반가워요. 이런 작곡가와도 꼭 작업해보고 싶어요."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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