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전 대법원장 별세... 향년 99세

5공화국 마지막 대법원장 지내
일제 법률교육 안 받은 첫 대법관

고(故) 김용철 전 대법원장. 대법원 제공

제5공화국 마지막 대법원장을 지낸 김용철 전 대법원장이 14일 오전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1924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김 전 대법원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기 한 해 전인 1949년 제3회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1951년 해군 법무관으로 임관했고, 대구지법·대구고법 판사와 서울지법·서울민사·형사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춘천지법원장 등을 거쳐 1975년 대법원 판사(현 대법관)가 됐다. 1981∼1986년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하다 1986년 4월 제9대 대법원장에 올랐다.

고인은 일제강점기에 법률교육을 받지 않고 대법관이 된 첫 법조인이다. 즉결심판을 개선하고, 전산실을 설치해 등기사무 및 소송사무 전산화의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6년 4월 제9대 대법원장에 취임했으나, 2년 뒤인 1988년 6월 대법원장 퇴진을 촉구하는 소장 법관들의 서명으로 2차 사법 파동이 일어나면서 사임했다.

고인의 빈소는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17일, 장지는 대전현충원이다. 대법원은 법원장(葬)으로 장례를 거행하기로 하고 장의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이정원 기자 hanak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