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이 반가운 WBC, 진정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으로 진화한다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하지만 2006년 창설된 WBC는 문제가 많았다. 우선 정작 야구 종주국이라고 하는 미국에서 이 대회에 큰 관심이 없었다. MLB 소속 미국 선수들이나 구단들도 이 대회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다. 미국 야구 팬들도 WBC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MLB 정규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야구를 받아들인 일본이 WBC를 주도했다. 2006년과 2009년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일본에서는 프로야구 붐이 일어났고 야구 대표팀의 명칭인 '사무라이 재팬'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 두 대회에서 일본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던 한국 야구도 전성기를 맞았고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에서는 WBC를 계기로 야구 민족주의가 강하게 발현됐다는 얘기가 뒤따랐다.
이후 WBC 대회는 변화했다. MLB 스타 선수를 다수 보유한 미국과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이 최상급의 선수단을 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3년 3회 대회와 2017년 4회 대회에서 각각 도미니카공화국과 미국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아시아에서 시작된 WBC 열풍은 이제 미국과 중남미 국가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여전히 WBC는 본선 진출팀 간의 전력 차이가 컸다.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경기가 너무 많았다. 야구 약소국이 전통적인 야구 강국을 제압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구가 진정한 글로벌 스포츠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WBC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축구 월드컵은 물론이고 럭비 월드컵과 크리켓 월드컵에 비해서 전세계적 관심도가 낮은 편이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WBC를 관심 있게 지켜 보는 국가의 숫자 자체가 적었다.
이런 면에서 2023년 제5회 WBC는 기념비적이다. 본선 진출 팀 자체도 기존 16개에서 20개 팀으로 늘었다. 2017년 대회 본선 진출 16개 팀은 자동 출전권을 획득했다. 나머지 4개 팀은 12개 팀이 치른 예선전을 통해 선발됐다. WBC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D조의 도미니카공화국도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인 샌디 알칸타라(28·마이애미 말린스)를 내세웠지만 베네수엘라에 무릎을 꿇었다.
여기에 한국도 호주에 덜미를 잡혔다. 한국은 대회 시작 전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같은 B조에 속해 있는 일본을 제외하면 호주, 체코, 중국에 비해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아 8강 진출 가능성이 꽤 높아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2승 2패를 기록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C조에서도 의외의 경기 결과가 거듭됐다. 8강행이 유력해 보였던 멕시코는 콜롬비아에 일격을 당했다. 이후 멕시코는 예상을 뒤엎고 우승 후보 미국을 대파했으며 콜롬비아는 영국에 패하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2023년 WBC는 이변의 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인 야구 강국들의 부진과 함께 신흥 야구 강국으로 부상을 꿈꾸는 팀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그 어느 대회에 비해 이번 WBC는 팀간 전력 차이가 좁혀졌다고 할 수 있다. 이는 WBC가 진정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으로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같은 변화는 WBC에 실력이 출중한 MLB 소속 선수들이 조상의 혈통에 따라 국적을 선택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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