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양심 떠났다”…故오에 겐자부로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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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지성, 일본의 양심이 떠났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가 지난 3일 별세한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도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후 일본의 양심' '살아 있는 지성'으로 불린 오에의 걸어온 길과 국내 번역 출간된 '만엔 원년의 풋볼'과 '개인적인 체험'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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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가 지난 3일 별세한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도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군부독재를 비판했고,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했던 고인은 전후 일본의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한국인들에게도 각별하게 기억돼서다.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 국내 주요 서점들은 14일 오에 작가의 추모 페이지를 열고 고인의 대표작을 소개하고 있다. ‘전후 일본의 양심’ ‘살아 있는 지성’으로 불린 오에의 걸어온 길과 국내 번역 출간된 ‘만엔 원년의 풋볼’과 ‘개인적인 체험’ 등이 그것이다.
교보문고는 추모 페이지에서 “작가는 꾸준하게 전후 일본 사회의 불안한 상황과 정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비판 의식을 작품에 담아냈다”며 “솔제니친과 김지하의 석방 운동에 적극 참여해 실천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애도했다.
알라딘은 “제 인생은 책으로 인해 향방이 정해졌음을, 인생의 끝자락에서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라는 오에의 생전 말을 인용해 소개하고 있다.
1957년 등단해 전후 일본 문학계를 이끈 오에 작가는 인간의 실존적 문제, 평화와 공존을 다룬 작가이자 일본 사회와 국제 문제에 날카로운 목소리를 낸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1994년 일본인으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일왕제와 군국주의를 비판해온 그는 그해 일왕의 문화훈장을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는 권위와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해 주목받았다.
그는 반핵과 반전을 주장했으며 솔제니친의 석방 요구와 김지하 시인 탄압에 항의하는 단식 투쟁, 2004년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하는 내용이 담긴 일본 평화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는 ‘9조의 모임’에도 참여했다.
한일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소신 있는 발언을 견지했다. 그는 2015년 한국을 방문해 “일본은 막대한 범죄를 한국에 저질렀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인들에게 일본은 충분히 사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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