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로 돌아온 손열음 "나 자신도 놀랄 연주 들려줄게요"

임지우 2023. 3. 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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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모차르트는 내 모국어이자 손과 마음의 중심"
"내 연주 항상 별로라 생각…예술가는 죽어서 평가받는다 믿어"
피아니스트 손열음 [파이플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모차르트의 음악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아요. 누군가 고심해서 억지로 썼다기보다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음악같죠. 이런 점을 살려서 최대한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표현했습니다."

'K-클래식' 열풍의 주역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으로 돌아온다.

오는 17일 음반사 나이브 레코드를 통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을 내고 5월부터 서울, 원주, 통영, 광주, 고양, 김해 등에서 전국 투어 공연을 여는 손열음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모차르트를 다시 연주하니 집에 돌아온 기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연주하는 손열음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손열음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고 있다. 2023.3.14 ryousanta@yna.co.kr

모차르트 소나타 18곡을 전부 연주하는 이번 도전의 계기는 우연히 그에게 찾아왔다고 했다.

"작년에 발매한 다른 음반때문에 통영음악당과 녹음 기사인 최진 프로듀서님과 연락을 주고받다가 공연장과 프로듀서님이 모두 동시에 이틀 정도 시간이 더 빈다는 걸 알게됐어요.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 무작정 제 솔로 음반도 녹음하겠다고 나섰고, 그 후에 어떤 곡을 할지 고민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차르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만큼 손열음과 모차르트의 인연은 각별하다. 2011년 2위를 차지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현재까지 유튜브에서 2천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사랑받고 있으며, 2018년에는 모차르트 해석의 거장인 음악감독 고(故) 네빌 마리너 경과 함께 모차르트 음반을 내기도 했다.

그는 "모차르트는 저에게 항상 집 같은 곳"이라고 했다.

"모차르트는 저의 모국어이자 손과 마음의 중심에 있는 작곡가예요. 최근 몇 년간 새로운 레퍼토리를 찾아 공부한 것도 재미있었지만, 다시 모차르트로 돌아오니 집에 돌아온 것 같고 자유를 얻은 듯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엔 소나타 한 두 곡만 해볼까 했는데 갑자기 전곡을 녹음해야겠다는 무모한 생각이 들게 된 이유죠."

여러 차례 모차르트를 연주해 온 그는 이번 음반에서는 즉흥성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다양한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풍부했다는 걸 새삼 느꼈다"며 "모든 감정과 표현을 내포한 '만화경' 같은 음악이라고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워낙 다층적인 음악이라 고정된 해석을 두고 연주하기보다는 내 연주지만 나 자신도 놀라게 하는,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를 발견하는 느낌으로 연주하고 싶었습니다."

질문에 답하는 손열음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손열음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3.14 ryousanta@yna.co.kr

손열음은 연주 실력 뿐 아니라 다양한 레퍼토리, 쉬지 않고 음반 발매와 공연을 이어가는 꾸준함 등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아왔다.

특히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 중 하나인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하며 기획자로서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에게 달리는 수많은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그는 "살아있을 때 인정받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나에겐 피아노가 가장 중요하고 항상 더 잘 치고 싶다"며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세상을 떠난 음악가들의 음반을 듣다 보면 말이 아닌 음악으로 남긴 메시지가 갖는 불멸성을 깊이 느낍니다. 예술은 살아서가 아니라 죽은 뒤에 평가받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런 위대한 음악에 이상을 두고 좇다 보니 제 연주는 항상 별로라는 생각이 들고, 항상 더 잘 치고 싶어요."

리사이틀 전국 투어 앞둔 손열음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손열음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고 있다. 2023.3.14 ryousanta@yna.co.kr

'젊은 음악감독'이라는 호칭에 대해서는 "젊은 연주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요즘의 음악가는 누구나 스스로 프로그램을 구상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예요. 제가 한 일이 그리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시선이 쑥스럽고 민망하지만, 그래도 제가 주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열심히 할 생각은 있습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부터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까지, 아직 도전하고 싶은 게 많은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과거의 경험에 기대서 하는 음악이 아니라 매번 새롭게 만들어내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네빌 마리너 경과 생전에 함께 작업을 하며 거장임에도 불구하고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감명받았습니다. 최근에 클래식 음악계에도 다양성이 존중받는 흐름이 생긴 것도 반가워요. 인종과 성별을 막론한 여러 작곡가와 다양한 작업을 더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포즈 취하는 손열음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손열음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3.14 ryousanta@yna.co.kr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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