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2배 증가 RSV 감염…예방백신 개발 경쟁 '치열'

송연주 기자 2023. 3. 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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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영유아·고령자 등서 폐렴 유발 위험
1회접종용 대거 허가심사단계 진입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지난 2019년 1월 7일 오후 신생아들이 집단으로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에 발병한 대구 달서구의 한 산후조리원 건물 내부에 입원실 면회객 통제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9.01.07. wjr@newsis.com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올해 새로운 RSV 예방 백신들이 나올지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이자, GSK,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이 급성 호흡기감염증 중 하나인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 예방을 위한 백신 및 항체주사제 개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일부 제품의 미국 판매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산후조리원 등 집단발생…영유아·고령자서 폐렴 유발 위험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5명이 한꺼번에 RSV에 감염되는 등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월26일∼3월4일 일주일 간 신고된 RSV 환자는 214명으로, 한 달 전(1월29일∼2월4일) 99명 보다 2.2배 늘었다.

RSV 감염증은 RSV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인두염 등 주로 상기도 감염으로 나타나지만 영유아, 면역저하자, 고령자에서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 혹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게 특징이다. 증상으로는 콧물, 기침, 재채기, 발열, 천명음, 호흡곤란 등이 있다. 처음 감염된 영아와 유아 중에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위험하다.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보통 10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1월께 유행 정점에 도달한 후 3월까지 발생하지만, 작년에는 10∼11월 유행을 보인 후 환자가 줄다가 올해 2월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영유아 중심으로 발생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1회 접종하는 예방 백신…대거 허가심사 단계 진입

현재 확실한 RSV 예방용 백신은 없다. 항체를 함유한 약물을 주사해서 예방하는 단클론항체 주사제 '시나지스'(성분명 팔리비주맙)가 국내에 나와 있으나, 한 달에 한 번씩 최대 5회 투여해야 하고 접종 대상도 선천성 심장 질환이 있는 소아 등으로 한정적이다. 항원을 투입해 몸 안에서 직접 항체를 만들어내는 백신과도 구분된다.

이런 가운데 1회 접종용으로 개발 중인 백신들이 대거 허가심사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미국 화이자, 영국 GSK가 각 개발한 RSV 백신의 60세 이상 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화이자는 고령자뿐 아니라 임신부에 투여해 영유아의 RSV를 예방하는 모성 접종용으로도 FDA의 허가 심사를 받고 있으며, 추후 국내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르면 올 상반기 내 이들 백신의 미국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 모더나는 지난 1월 RSV 백신 'mRNA-1345'의 고령자 대상 임상 3상에서 83.7%의 예방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중 FDA에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소아 대상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추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 얀센도 RSV 백신 연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RSV 예방용 항체 주사제 '니르세비맙'도 FDA의 허가심사를 받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프랑스 사노피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함께 개발한 니르세비맙은 RSV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몸에 주입하는 약물이다. 기존 팔리비주맙과 달리 단 한 번의 접종으로 RSV 유행 기간 동안 영유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베이포투스'라는 제품명으로 작년 11월 유럽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국내에선 유바이오로직스가 RSV 백신 개발을 위한 비임상을 올해 진행한 후 연내 호주에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을 활용한 RSV 신규 후보물질 확보를 추진 중이다.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RSV는 신생아, 고령자에서 모세기관지염, 폐렴을 일으킬 수 있어 치명적이다"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독감보다 RSV를 우려할 정도로 2~3년마다 주기적으로 유행해 질병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제약회사가 경쟁적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며 "개발의 시작은 10여 년 전부터 이뤄졌지만 최근 개발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코로나19 백신 다음의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신의 시판 가격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도 고령자, 장기이식자, 면역저하자 등에 대한 RSV 질병부담, 백신의 비용 대비 이익 등을 알아보는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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