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앞 첫 '박서보미술관'…'폐암 3기 투병' 朴 "치유의 장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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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박서보(92) 작가는 14일 "미술관에 오는 분들이 내 작품을 보고 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다 풀고 치유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미술관이 꼭 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커다란 미술관에 지지 않을 작지만 알찬, 내가 희망하는 미술관을 제주도에 잘 짓고 내가 세상을 떠나야겠구나란 생각을 요즘 골똘히 하고 있다. 여러분의 성원이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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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좋은 역할 한 작가들 개인전 등도 열고파"…개관전 첫 그림? "안 알려주지"
(서귀포=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박서보(92) 작가는 14일 "미술관에 오는 분들이 내 작품을 보고 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다 풀고 치유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이날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호근동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에서 '박서보미술관'(가칭) 기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미술관의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공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는 박서보미술관은 2024년 여름쯤 개관할 예정이다. 건축물이 완공되면 국내외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개관하는 박서보미술관이 된다.
박 작가는 "대중이 내 그림을 볼 때 치유받길 바란다. 그게 내가 그림을 그리는 목적 중 하나"라며 "서양미술은 자기 생각을 잔뜩 토해내서 보는 이에게 이미지 폭력을 가하는데 난 그런 예술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미술관이 치유의 역할을 하고, 또 다른 역할을 한다면 주변에 나하고 동시대에 살면서 좋은 역할을 한 작가들이 있다"며 "그분들이 때로는 개인전도 할 수 있고, 그분들의 작품을 한쪽에서 전시해서 한시대의 연대성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Fernando Menis)가 맡았다. 그는 폴란드 CKK 조단키 콘서트 & 컨벤션홀을 건축하며 세계적인 건축가 반열에 올랐다.
미술관은 지하 2층부터 지상 1층까지로 예상보다 작은 규모다.
박 작가는 "미술관이 꼭 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커다란 미술관에 지지 않을 작지만 알찬, 내가 희망하는 미술관을 제주도에 잘 짓고 내가 세상을 떠나야겠구나란 생각을 요즘 골똘히 하고 있다. 여러분의 성원이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의 말대로 미술관은 작지만 고요하면서 힘있는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일반적인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흰 벽으로 둘러싸인 전시실(화이트큐브) 대신 자연광이 지하 전시실까지 닿을 수 있도록 선큰(Sunken) 구조를 도입했다.
전시실은 지하층에 위치하지만 이같은 구조로 자연광을 충분히 받아들여 박서보의 고요한 그림을 더욱 집중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메니스는 "자연광과 함께 그림자도 중요한 건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작가는 간담회에서 '폐암 3기'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어쩌자고 나한테 이런 형벌을 주나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내가 단념하는 재주가 또 있다, 암을 친구로 모시면서 살자고 생각하고 작업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외국에서 몇십년 지난 신문을 모아서 캔버스에 옮겨 연필이랑 오일컬러랑 해서 하는 드로잉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제주 와보니까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자주하던 기침이 잦아들었다, 그래서 제주에 와서 살고 작업하고, 병원갈 때만 서울 가고 그러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박 작가는 '미술관이 개관하면 어떤 작품을 처음으로 걸고 싶으신가'란 질문에 "그것은 지금 미리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라며 "궁금증을 갖고 계시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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