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종사자 10명 중 3명은 ‘폐 이상 소견’… 폐암 확진 31명, 산재 신청 지원한다

김은경 기자 2023. 3. 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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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의 한 중학교 급식 조리실. /연합뉴스

초·중·고 급식실에서 10년 이상 일했거나 55세 이상인 종사자 10명 중 3명이 폐 이상 소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굽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때는 발생하는 요리 매연(cooking fumes)에는 벤조에이피렌 등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 포함돼있다.

14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21년 학교 급식 종사자의 폐암이 산업재해로 처음 승인된 것을 계기로 고용노동부는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계획’을 내놨다. 이후 지난해부터 경력 10년 이상 또는 55세 이상인 전국 학교 급식 종사자를 대상으로 폐 검진을 실시했다.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서울·경기·충남을 제외한 14곳이 완료했고 나머지도 오는 5월까지 검진을 마칠 계획이다.

지금까지 검진을 받은 2만4065명 가운데 폐 결절 등 이상 소견을 받은 사람은 6912명(28.7%)으로 10명 중 3명 꼴이었다. 폐암 가능성이 낮으나 1년 후 정기 검사가 필요한 ‘양성 결절’이 6239명(25.9%), 6개월 내 추적검사가 필요한 ‘경계선 결절’이 534명(2.2%)이었다. 또 폐암 의심(94명), 매우 의심(45명) 소견이 나와 추가 검진을 받은 사람은 139명(0.58%)이었다. 이 가운데 31명(0.13%)이 최종 폐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가암등록통계의 유사 연령대 5년 폐암 유병률(122.3)과 이번 중간 결과를 비교하면, 급식종사자(135.1)가 1.1배 높다.

교육부는 폐암 판정을 받은 31명의 산재 신청을 지원하고 치료를 위한 병가·휴직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계선 결절 등 추적·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검진비 지원을 추진한다.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 설비나 급식기구 현대화 등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환기설비 개선이 필요한 학교는 전국에 8274곳으로, 정부는 학교 1곳 당 1억원씩 보통교부금을 지원한다. 올해 1889곳이 개선을 마칠 계획이다. 학교 급식에서 튀김류는 주 2회 이하로 줄이고, 대체 식단 및 조리법을 개발·보급해 요리 매연을 유발하는 요리는 오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활용법 연수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기준 초중고 오븐 설치율은 97%에 달하지만 주로 구이(92.5%)용으로 쓰고, 부침(34.5%)이나 튀김(33.8%)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기존 고용노동부의 ‘학교 급식실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는 면적과 층고가 충분히 확보된 신설 학교가 기준인데, 기존 학교의 급식조리실에도 적용할 수 있게 방안을 마련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아이들 학교 급식을 책임지는 급식종사자 분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쾌적한 조리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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