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파악된 요리매연…"학교 튀김류 주 2회 제한"

김정현 기자 2023. 3.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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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교육부, 학교 1곳당 1억원씩 투입해 환기 개선
10년 넘은 급식기구 교체…보호구 교체도 검토

[서울=뉴시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10월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교육공무직 법제화, 학교 비정규직 차별 해소, 급식실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3.03.14.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 당국은 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폐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발암물질인 '조리흄'(요리매연)을 유발하는 식단을 줄이고 환기 시설 개선에 교부금을 투입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학교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을 14일 공개했다.

지난해부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검진 중간 결과, 검진자 2만4065명 중 139명이 폐암 의심 및 매우의심 소견을 받았다. 의심소견자 중 31명은 폐암에 확진됐다.

먼저 튀김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발암물질 '조리흄'을 줄이기 위해 식단을 개선한다.

급식에서 조리흄을 유발하는 요리는 오븐 사용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튀김류는 주 2회 이하로 최소화하며, 대체 식단이나 조리법을 개발해 보급한다.

지난해 오븐을 설치한 초·중·고는 전체 97%다. 251개교를 조사한 결과, 구이류는 92.5%가 오븐을 쓰는 반면 튀김 요리는 33.8%만 조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학교 오븐사용 실태를 분석하고 관련 방안을 마련한다.

전국 시도교육청별로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학교 급식실 환경 개선을 앞당기기 위해 예산도 투입한다. 전국 1만1389개 초·중·고 중 79.4%인 9043개교가 급식실 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지난해까지 개선이 끝난 곳은 769곳(8.5%)이다.

교육부는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설비 개선을 앞당기기 위해 교육청별 개선계획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반영, 지원한다. 올해는 총 1799억원이 보통교부금(교육환경개선비)에 반영돼 집행됐다. 이는 학교 1곳당 1억원 내외에 해당한다.

올해 전국 1889개교에서 환기설비를 개선하고, 나머지 6385개교는 2027년까지 개선을 추진한다.

오는 2025년까지 대전·울산·충북 3개 교육청이 개선을 마칠 방침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올해 안으로 개선을 끝낼 계획이고, 경기도교육청은 1차 개선 사업을 연내 끝낸 뒤 2차 개선 계획을 수립한다. 제주도교육청은 내년까지 2년에 걸쳐 마무리한다.

개선 대상 학교가 1298개교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4개교에서 환기설비 개선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계획을 수립해 오는 2027년 개선을 마무리한다.

교육부는 향후 보통교부금 추가 반영을 검토하는 등 각 교육청의 환기설비 조기 개선을 유도한다.


전기식·자동화 등 현대화 급식기구 도입도 추진한다. 지난해 전기식 기구가 급식실에 설치된 학교는 전체 26.9%인 2876개교 수준이다. 기존 산업안전인증(KCS) 제품이나 신제품을 포함해 최적의 보호구를 검토하고 종사자 대상 안전교육도 독려한다.

시도교육청이 학교 급식실 인력 배치기준을 적정하게 정하도록 하고, 긴급한 휴가나 퇴직, 채용에 따른 인력 체계도 마련한다.

교육청(교육지원청) 단위 대체인력을 구성해 운영하는 것 외에도 전담반을 꾸려 거점학교에 배치해 단위 학교를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 센터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인력 지원 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다.

조리실 환기설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 기관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기관 전담팀(TF)'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각 교육청, 안전보건공단 등이 참여한다.

TF 논의를 통해 시도교육청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 기준을 보완한다. 현재 고용노동부의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는 면적과 높이(층고)를 충분히 확보한 새 학교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기존 학교에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담팀 논의를 통해 쾌적한 조리실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시도교육청에서도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등 건강보호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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