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충 “나를 향한 관심, 여성 문제로 돌려달라”

안진용 기자 2023. 3. 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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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한 관심을 세계적인 문제로 돌리고 싶습니다."

양쯔충은 시상식 직후인 13일(현지시간) NYT에 '8년 전 내 삶을 바꾼 위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골든글로브와 오스카 수상을 비롯해 지난 몇 주간 나의 삶에 대한 관심은 감사하지만, 나는 이러한 관심을 세계적인 이슈로 돌리고 싶다"면서 "8년 전 겪은 한순간의 일로 인해 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바뀌게 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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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안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직후 NYT 기고
“8년前 네팔 대지진 현장 목격
세계 바라보는 시선 바뀌게돼
난 61세…이제 막 첫 오스카상
여성들 더 적극적 목소리 내야”

“나를 향한 관심을 세계적인 문제로 돌리고 싶습니다.”

아시안 여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양쯔충(양자경·61·사진)이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바람을 전했다.

양쯔충은 시상식 직후인 13일(현지시간) NYT에 ‘8년 전 내 삶을 바꾼 위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골든글로브와 오스카 수상을 비롯해 지난 몇 주간 나의 삶에 대한 관심은 감사하지만, 나는 이러한 관심을 세계적인 이슈로 돌리고 싶다”면서 “8년 전 겪은 한순간의 일로 인해 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바뀌게 됐다”고 고백했다.

양쯔충은 8년 전인 2015년 4월 25일,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에 지인과 함께 있었다. 그는 당시 느꼈던 죽음의 공포를 상세히 기술하는 동시에 최근 발생한 터키, 시리아 지진 사태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며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도 시리아의 사회경제적 상황은 심각했는데, 인구의 약 90%가 빈곤 속에 살고 있고 수백만 명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했다. 많은 이들이 집이 없고 그들의 가족들이 살아갈 터전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당시 급히 네팔에서 빠져나왔던 양쯔충은 3주 후 구호물자를 들고 다시 네팔로 향했다. 이듬해부터는 유엔개발계획(UNDP) 친선대사 자격으로 다시금 네팔을 찾았고, 지금도 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이런 재난 상황 속에서 가진 것이 적은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고통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쯔충은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가장 늦게 들어가고 깨끗한 물과 의약품뿐 아니라 직업이나 대출 지원도 가장 늦게 받는다”면서 “또한 건물이 붕괴되고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는 대규모 구호소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안 성범죄가 증가하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이런 불평등과 차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양쯔충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 무대에도 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여성들이 정책 입안자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나는 61세이고, 이제 막 첫 번째 오스카 상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각종 재해 현장 일선에서 만났던 영웅적인 여성들과 나의 업적을 비교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여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하고 여성과 아이들, 그리고 노인들이 소외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이 겪는 현실적 고충과 세대 갈등을 다룬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양쯔충의 수상을 비롯해 작품상과 감독상 등 7개 부문 트로피를 차지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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