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지면 제작에 야근 일상화…저녁 있는 삶 호소하는 조선일보 기자들

윤수현 기자 입력 2023. 3. 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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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들이 저녁 없는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A기자는 연합뉴스·방송3사 모니터링, 대장(지면 초안) 공유를 위해 밤 11시까지 편집동에 수십 명이 남아 있는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남지 않아도 될 인원까지 밤늦게 남아있는 비효율적 야근 시스템이다. 야근을 없애고 저녁에 놀자는 게 아니라, 야근도 효율적으로 하고 일할 때 집중해 업무 전반의 능률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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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자정 가까울 때까지 지면 판갈이… 야근자 30여 명 달해
저녁 8시 지면 마감 동아일보와 비교
"비효율적 야근 시스템" 개선해야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조선일보 기자들이 저녁 없는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늦게까지 이뤄지는 지면 제작 관행 때문이다. 동아일보 등 경쟁사들은 근무 시간 축소를 위해 지면 제작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지만, 조선일보는 밤 11시까지 지면 제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은 9일 발행한 조선노보 <퇴근은 마침표 아닌 '내일 위한 쉼표'> 기사에서 “타사들이 전향적으로 '저녁 있는 삶'을 도입·검토하면서 조합원 사이에선 '이제는 우리도 바뀌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신문사는 새 뉴스가 들어올 때마다 지면을 수정하는 '판갈이' 작업을 한다. 조선일보는 밤 10시경 51판을 찍으며, 서울·경기권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52판은 밤 11시 제작한다. 9시 진행되는 '51판 회의'에서 톱기사나 기사 주제·시각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에 기자들은 밤늦게까지 지면을 확인해야 하며, 편집국 부서마다 3~4명이 야근을 한다. 매일 30여 명이 지면 제작을 위해 6시 이후에도 회사에 남는 것이다.

반면 타사는 지면 제작에 따른 야근을 줄이는 추세다. 동아일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동아일보는 최근 야근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야근 체제를 전면 개편했다. 조선일보의 52판에 해당하는 45판을 없앤 것이 대표적이다. 당초 동아일보는 밤 9시 편집국장 주재 회의를 진행했으나 최근 이를 없애고, 지면 마감 시간을 8시로 앞당겼다. 동아일보의 마지막 편집회의는 오후 5시 10분에 시작된다. 8시 이후에는 주요 이슈를 제외하고 디지털로 기사를 소화한다. 중앙일보·한국일보 역시 야근 현황을 파악 중이다.

조선일보 기자들은 조선노보와 인터뷰에서 야근 체제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기자는 연합뉴스·방송3사 모니터링, 대장(지면 초안) 공유를 위해 밤 11시까지 편집동에 수십 명이 남아 있는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남지 않아도 될 인원까지 밤늦게 남아있는 비효율적 야근 시스템이다. 야근을 없애고 저녁에 놀자는 게 아니라, 야근도 효율적으로 하고 일할 때 집중해 업무 전반의 능률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라고 했다.

B기자는 “낮에 밀도 있게 일해서 끝내고, 퇴근해선 재충전하는 것이 다음날 취재 업무에도 훨씬 좋을 것”이라고 했다. C기자는 “9시 이후에도 (지면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데스크들의 시간표가 늘어지고, 뒤따라 평기자들의 시간표도 늘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야근이 일상화됨에 따라 아침 일정 소화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D기자는 “데스크도 평기자도 야근 다음 날은 대개 아침보고 후 늘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현장 기자 입장에선 비효율적인 야근 대신 오전에 더 바삐 움직이고 온라인 기사를 송고하는 편이 낫다”며 “오전부터 지면안을 좀 더 완성도 있게 올려주고, 마감 시각을 당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기자는 “소위 '대세에 지장 없는' 사이즈의 기사는 닷컴으로 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노보는 “언론사가 하나같이 '온라인 강화'에 나서고 있고, 독자들 역시 인터넷으로 먼저 속보와 특종을 접하는 시대가 된 만큼 우리도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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