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중국의 ‘땅 알박기’ 전략

2023. 3. 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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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안흥항에서 55㎞ 거리에 있는 격렬비열도는 한국의 최서단에 위치해 '서해의 독도'로도 불린다.

무협지에나 나올 듯한 범상치 않은 명칭은 동·서·북에 포진한 섬이 마치 세 마리 새가 날아가는 형상 같다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노스다코타주에서 중국 기업인이 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 부근의 농지 300에이커(1.21㎢)를 사들여 논란이 된 데 이어 텍사스주에서도 중국 장성 출신이 라플린 공군기지 인근의 땅 13만 에이커(526㎢)를 매입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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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충남 태안군 안흥항에서 55㎞ 거리에 있는 격렬비열도는 한국의 최서단에 위치해 ‘서해의 독도’로도 불린다. 무협지에나 나올 듯한 범상치 않은 명칭은 동·서·북에 포진한 섬이 마치 세 마리 새가 날아가는 형상 같다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이 중 서격렬비도는 박근혜 정부 때 중국에 팔려나갈 뻔한 역사를 갖고 있다. 2014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방한했던 무렵, 한 조선족 동포가 이 섬을 매입하려 했다. 20억 원을 16억 원으로 깎으려다 흥정이 틀어지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고, 국토교통부는 부랴부랴 외국인토지거래제한조치를 내렸다. 최악의 경우 중국이 자국민 재산 보호를 내세워 우크라이나 동부를 장악한 블라디미르 푸틴을 모방한 작전에 나설 수 있는 분쟁의 불씨를 제공할 뻔했다.

지난 1월 일본에선 30대 중국 여성이 오키나와현 북쪽의 무인도를 매입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산둥성 출신의 외식업 경영자로 알려진 이 여성은 오키나와현 북쪽의 무인도 야나하 섬의 절반 수준인 38만㎡를 약 1억4000만 원에 사들였다. 최근 이 여성이 틱톡에 “이 작은 섬을 2020년 샀다”는 영상을 올리자 일본 네티즌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야나하 섬은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불과 50㎞ 거리다. 대만 유사시 발진기지인 오키나와 주변 섬이 중국인에게 넘어간 것이 안보 불안을 극대화했다.

미국에서도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며 적대 국가 기관 및 인사의 토지 매입 제한 조치가 마련 중이다. 노스다코타주에서 중국 기업인이 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 부근의 농지 300에이커(1.21㎢)를 사들여 논란이 된 데 이어 텍사스주에서도 중국 장성 출신이 라플린 공군기지 인근의 땅 13만 에이커(526㎢)를 매입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자 텍사스주 의회는 중국·러시아·북한·이란 관련 기업 및 시민권자들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 1월 발의했고 플로리다주도 관련 입법을 준비 중이다.

일본이 섬을 판 뒤 땅을 치며 후회하고, 미국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선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서격렬비도 매각을 막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한·미·일 공조는 ‘푸틴식(式) 땅 장악 전술’을 모방한 중국의 한·미·일 땅 장악 음모를 막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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