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물만 이용한 과산화수소...국내연구진 대량생산 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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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산업의 핵심 물질인 과산화수소를 산소와 물만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상용 과산화수소 생산 공정 대비 전기 소모가 4배 적어 제작 단가를 3분의 1 이하로 낮추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은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IBS 연구진은 2020년 귀금속 대신 값싼 금속인 코발트 기반 촉매를 개발하고, 물과 산소만 이용해 전기화학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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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토론토대 공동연구팀 개발
제작 단가·탄소 배출 감산 효과
화학 산업의 핵심 물질인 과산화수소를 산소와 물만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상용 과산화수소 생산 공정 대비 전기 소모가 4배 적어 제작 단가를 3분의 1 이하로 낮추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은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사진) 단장과 성영은 부연구단장, 에드워드 살전트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고 효율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촉매를 개발했다. 1㎏의 촉매로 하루 6.6t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성능으로, 연구진이 2020년 세웠던 기록(341.2㎏)을 자체 갱신했다.
과산화수소는 치약이나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은 물론 멸균이 필요한 의료현장, 불순물 제거가 필요한 반도체 공정 등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현재 과산화수소는 ‘안트라퀴논 공정’으로 생산된다. 안트라퀴논이라는 유기물에 수소를 첨가하고 공기로 산화시키는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값비싼 귀금속인 팔라듐 촉매를 다량 사용해야 하고, 공정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에너지 소모량도 많고, 부산물로 유기물이 발생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 단점을 극복하고자 최근에는 산소(O₂)에 전자를 추가하는 환원 과정을 이용해 과산화수소(H₂O₂)를 생산하는 전기화학적인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높은 압력이나 고온이 필요 없고 부산물이 없어 깨끗하다는 게 장점이지만, 이를 위한 적절한 산업용 촉매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IBS 연구진은 2020년 귀금속 대신 값싼 금속인 코발트 기반 촉매를 개발하고, 물과 산소만 이용해 전기화학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코발트는 1㎏ 당 약 3만원으로 기존 촉매로 사용돼온 팔라듐(약 6100만원)이나 백금(약 4000만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촉매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보였지만, 실제 산업 규모보다 100배 이상 작은 실험실 규모에서만 활성을 보인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장점은 유지하면서 산업 규모에서도 높은 활성을 보일 수 있도록 촉매를 개선시켰다.
새로운 촉매는 산업적 적용이 가능한 전류밀도에서도 높은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보였으며,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고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 100시간 이상 과산화수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해도 초기 성능의 99% 이상을 유지하는 안정성 역시 확보했다. 1t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는 16GJ(기가줄)로 기존 안트라퀴논 공정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성영은 부단장은 “초고농도 과산화수소를 전기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촉매를 개선시킬 계획”이라며 “과산화수소는 물과 희석하여 원하는 농도로 사용되는데, 고농축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게 되면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 이득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 14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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