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따뜻한 말과 은은한 미소로 용기 북돋워 주시던 선배님[그립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따뜻한 말 한마디로 후배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 주시던 선배가 있었다. 그는 바로 공군 정훈공보실장이셨던 고 변현태 예비역 대령이시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지금은 뵙고 싶어도 뵐 수 없는 것이 몹시 안타깝지만 머나먼 하늘나라에서 당신의 이야기가 신문에 게재된 것을 아시면 빙그레 미소를 지으시며 웃으시리라 생각된다.
업무를 배우던 중 선배로부터 욕설이 섞인 심한 야단을 맞아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으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힘들지! 잠깐이다. 힘내라” 하시면서 어깨를 두드려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늘 따뜻한 형님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셨기에 세월이 흘러도 선배님의 모습이 그립고 보고 싶어진다. 그동안 군은 훈육에 있어서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만일 후배 교육을 그 시절처럼 한다면 군대 인권위원회에서 경종을 울리고 군법에 회부되어 엄중한 처벌을 면치 못할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다.
변 선배님이 교육사 부사관을 양성하는 간부대 구대장으로 근무할 때는 남자다운 기백으로 마치 사나운 맹수처럼 훈련을 규정에 근거해서 엄하게 시킨 것으로 알고 있으며, 훈련은 훈련답게 강도 높게 받아야 한다는 소신이 있으셨기에 부득이하게 빠진 훈련조차도 반드시 보충하셨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반면에 인간적으로는 많은 정을 나눠 주었기에 교육을 수료하고 부사관이 되었어도 구대장인 변 선배님을 많이 존경하여 따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변 선배님이 다른 부대로 전속을 가면 변 선배님의 이삿짐을 부사관들이 자발적으로 옮겨주는 것을 목격하면서 변 선배님의 남달랐던 부하 사랑 정신을 생각하게 된다.
변 선배님과의 첫 만남은 1980년대에 광주 비행장에서 정훈 참모로 오셨는데, 그 밑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하면서 시작됐다. 변 선배님의 투철한 근무 정신은 부대 당직사령 근무를 서게 되면 당장 나타난다. 우선 여기저기에서 문의성 전화가 쏟아진다. 변 선배님이 당직 근무에 변동 사항이 없는가를 확인하는 전화이다. 한마디로 당직 근무자들은 근무를 철저히 해야 하므로 초긴장한다는 말이다. 군에서 야간 당직 근무를 서게 되면 그다음 날 쉬게 해주는 만큼 변 선배님의 지론은 야간 당직을 철저하게 근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간에 순찰하여 느슨하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근무자들에게 그다음 날 벌칙으로 단독군장으로 연병장을 돌게 하였다. 그래서 변 선배님의 당직사령 근무 다음 날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하곤 했다.
남자답게 생긴 외모로 인해 변 선배님의 첫인상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같이 빈틈이 없고 호랑이처럼 엄하게 보이지만 막상 변 선배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러한 생각들은 잘못된 선입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변 선배님은 근무 때와는 달리 평상시에는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멘트와 함께 힘과 용기를 북돋워 주시던 가슴 따뜻한 분이셨기 때문이다.
변 선배님의 아버님이 군인이셨는데, 6·25전쟁 때에도 큰 공을 세우신 것으로 알고 있다. 선친의 영향으로 변 선배님도 투철한 군인 정신이 몸에 배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정의감에 불탔으며 만능 스포츠맨이시다. 태권도 유단자이시고 테니스도 잘 치시고 골프도 잘 치셨으며, 수지침으로 많은 사람에게 치료를 해주셔서 인기가 많았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셨지만, 요즘 따라 은은한 미소와 함께 후배들에게는 언제나 따뜻함으로 격려해주시던 변현태 선배님이 오늘따라 무척이나 보고 싶어진다.
이준희 전 국방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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