삵이 뛰어올라 순식간에 쥐를 잡았다…"내가 최상위 포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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삵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답게 느긋했지만 용맹한 모습이었다.
삵이 강원 강릉시 경포호 인근 들녘에서 들쥐 등을 사냥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야행성이어서 주로 밤에 사냥하는 걸로 알려졌지만, 노을이 물들기 시작한 늦은 오후 모습을 드러낸 경포 들녘의 삵은 20∼30m가량 떨어진 언덕길에서 시민들이 산책하거나 시끌벅적 떠들며 걸어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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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삵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답게 느긋했지만 용맹한 모습이었다.
삵이 강원 강릉시 경포호 인근 들녘에서 들쥐 등을 사냥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삵은 호랑이, 표범 등 중·대형 포유류가 사라진 현재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다.
서식지 파괴 등으로 밀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야행성이어서 주로 밤에 사냥하는 걸로 알려졌지만, 노을이 물들기 시작한 늦은 오후 모습을 드러낸 경포 들녘의 삵은 20∼30m가량 떨어진 언덕길에서 시민들이 산책하거나 시끌벅적 떠들며 걸어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누렇게 변한 들녘과 완벽한 보호색을 한 삵은 아무 거리낌 없이 드넓은 이곳저곳을 천천히 살피며 먹이 사냥을 나섰다.
그러다 본능적으로 먹잇감의 흔적을 발견하고는 움직이지 않고 기다렸다.
한참을 그렇게 기다리던 삵은 공중으로 갑자기 솟구쳐 올랐고 쥐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작은 구멍을 향해 돌진해 들쥐를 잡아냈다.
그렇게 잡은 먹이는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혀를 내밀어 먹잇감이 부족한 듯 입맛을 다신 삵은 다시 먹이 사냥에 나서 또 한 마리의 들쥐를 같은 방법으로 사냥했다.
이번에는 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개체 중의 하나인 까치가 삵의 먹잇감이 됐다.
사냥하는 순간은 놓쳤지만, 삵은 이미 까치의 털을 뽑고 있었다.
수풀 속에서 한참 동안 까치를 해치워 배를 채우고서 남은 먹이는 나중에 먹으려는 듯 흙으로 덮은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들녘 중간을 향해 느긋한 걸음으로 나아갔다.
삵은 경포 들녘에서 최근 자주 목격됐다.
이는 경포 습지가 잘 보존돼 있고 쥐와 새 등 삵의 먹이가 되는 야생생물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모(45)씨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산책로와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삵이 사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신기했다"며 "드넓은 경포 들녘의 서식지가 파괴되지 않아 삵이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 삶을 영위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존력이 강한 삵은 한때 서식지 파괴 등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나 삵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개체수가 증가하는 추세로 알려졌다.
삵의 보호를 위해 정확한 위치와 날짜는 공개하지 않는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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