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두 달여 무역 적자가 작년 전체의 절반, 정말 괜찮은가

올 들어 3월 10일까지 무역 적자가 228억달러를 기록, 69일 만에 지난해 연간 적자액 478억달러의 절반에 육박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데 따른 것이다.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실적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 여파로 40% 이상 줄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로 대중 수출은 작년부터 30% 이상 격감 추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적자 기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사상 최악 무역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 예사롭지 않은 것은 작년과 달리 상품·서비스·투자 등 모든 대외 거래를 합친 경상수지에도 적신호가 켜진 점이다. 1월 경상수지가 45억달러 적자를 내 월별로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여행이 폭증해 1월 여행 수지 적자가 1년 전의 3배인 15억달러에 이른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 추세로 가면 연간 여행 수지 적자가 작년의 3배인 240억달러 수준까지 폭증할 수 있다. 정부는 연간 경상수지는 올해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지만, 여행 수지의 급격한 악화 탓에 경상수지 방어가 힘겨운 지경에 빠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전기차의 대미 수출, 반도체의 대중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등 수출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유럽연합도 역내 생산 원자재를 쓴 제품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법을 만드는 등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3.2%에서 올해는 2.4%로 떨어져 수출 수요 자체가 급감할 전망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경상수지 흑자는 경제의 최후 보루나 마찬가지다. 경상수지에서 적자를 내 외화 조달에 약점을 드러낼 때마다 외환 위기(1997년), 글로벌 금융 위기(2008년)가 덮쳐왔다. 외환 보유액이 4000억달러가 넘어 외환 위기 재발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작년 한 해 동안 환율 방어로 외환 보유액이 400억달러나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데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적자 폭이 커지면 환율 급등, 외국인 투자금 탈출 등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정부는 수출 활성화 대책은 물론이고 외국 관광객 유치, 외국인 직접투자, 주식·채권 투자 활성화 등 경상수지를 개선할 모든 방안을 강구해 경상수지를 방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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