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선수에게 고개를 숙였다…체코 야구 살아있는 전설에게

신원철 기자 2023. 3.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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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선수에게 '90도 인사'로 경의를 표했다.

체코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마르틴 슈나이더에게 대표팀 파벨 하딤 감독이 예우를 다했다.

파벨 하딤 감독이 마운드 앞에서 모자를 벗고 슈나이더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슈나이더 덕분에 WBC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으니 하딤 감독이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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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벨 하딤 감독이 마르틴 슈나이더를 끌어안고 있다. ⓒ 체코 야구협회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감독이 선수에게 '90도 인사'로 경의를 표했다. 체코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마르틴 슈나이더에게 대표팀 파벨 하딤 감독이 예우를 다했다.

13일 호주전 선발투수 슈나이더는 앞서 10일 중국전에서 1⅔이닝 49구를 던진 뒤 이틀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에는 1라운드 투구 수 제한선을 꽉 채워 5⅓이닝 동안 호주 타선을 1점으로 묶었다.

6회 1사 후 투수 교체 때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파벨 하딤 감독이 마운드 앞에서 모자를 벗고 슈나이더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올해가 마지막 WBC일지 모를 슈나이더를 향해 경의를 표한 것이다.

체코는 이날 호주전에서 호주에 3-8로 완패하며 첫 WBC 본선을 마쳤다. 그러나 슈나이더가 아니었다면 체코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슈나이더는 이미 지난해 9월 열린 WBC 독일 예선에서도 '빅게임 피처'다운 투구로 체코에 본선 진출권을 안겼다.

슈나이더는 지난해 9월 22일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열린 스페인과 예선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체코는 독일 예선 첫 경기에서 스페인에 5-21로 5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지만, WBC 본선 진출 여부가 걸린 최종전에서는 슈나이더를 앞세워 3-1 승리를 거뒀다. 체코 야구 역사에 남을 사건이었다.

사실 슈나이더의 선발 기용은 하딤 감독의 도박이었다. 슈나이더는 엑스트라리가와 대표팀에서 선발보다는 마무리 투수로 나오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도 가장 중요한 경기에 슈나이더를 내보냈고, 경기 절반 이상을 책임지게 했다. 하딤 감독은 다큐멘터리 '작은 나라, 큰 꿈'에서 "백만 달러가 걸린 경기라면 누굴 내보낼지 생각해봤다. 우리 백만 달러짜리 투수는 슈나이더"라고 설명했다.

구원 등판을 준비하다 갑자기 선발로 나서게 됐지만 슈나이더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독에게 "내가 누군지 아시죠? 내일 야구장에서 죽을 각오로 던질 겁니다. 결정은 감독님 몫입니다"라고 답하며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슈나이더 덕분에 WBC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으니 하딤 감독이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체코 선수들도 슈나이더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다. 슈나이더는 대회 전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후배들에게는 야구를 존중하고, 열정적으로 뛰었고, 또 무슨 일이 있어도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 단 한 명이라도 나를 좋은 롤모델로 생각해준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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