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포·탕’ 인사 한다며 친윤·영남 대거 기용한 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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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어제 주요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끓이겠다"며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더욱이 김 대표는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지원에도 안철수·천하람·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도합 47%를 득표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향후 당직 인선은 물론 당 운영에서도 '연포탕'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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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사무총장에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에 박성민, 조직부총장에 배현진 의원 등 내년 총선 공천에 관여하는 자리를 강성 친윤계 의원이 독식한 점이다. 이 사무총장은 친윤계 핵심으로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이 장제원, 권성동, 윤한홍 의원과 함께 한남동 관저로 불러 부부동반으로 만찬한 인사 중 하나다. 김 대표와 같은 울산 출신인 박 부총장은 윤 대통령과도 오랜 인연을 맺어온 사이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배 부총장은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김기현 캠프에서 메시지 관리자 역할을 맡았다. 또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대구 동구 을), 박 부총장(울산 중구), 강민국 수석대변인(경남 진주시 을), 구자근 비서실장(경북 구미시 갑) 등 영남권 출신이 다수 전진 배치됐다.
유승민계 강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 측 김민수 대변인이 포함됐지만, 이들은 사실상 무늬만 ‘비주류’다. 강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 출마 포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만큼 확고한 비윤계로 분류하기 힘들다. 김 대변인 역시 나 전 의원을 대신해 한때 친윤계와 각을 세운 바 있지만 나 전 의원이 경선 막판 김 대표와 연대했던 만큼 친윤계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집권당이 대통령을 제대로 뒷받침하려면 대통령실 ‘출장소’가 아닌 민심의 창구 구실을 해야 한다. 특정 계파가 당을 장악한 채 독주한다면 민심에 호응하기 어렵고, 당세 확장에도 도움이 안 된다. 친윤계 일색의 당직 인사로 내년 총선 공천이 공정하게 진행되리라는 믿음을 줄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 더욱이 김 대표는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지원에도 안철수·천하람·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도합 47%를 득표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김 대표는 겸허해야 한다. 향후 당직 인선은 물론 당 운영에서도 ‘연포탕’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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