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비대면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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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질환으로 투병하던 집안 어른이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2년여 치료하다가 지난해 유명을 달리했다.
코로나 사태가 역설적으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일깨워준 셈이다.
비대면 진료가 오진, 의료 사고를 유발한다며 극구 반대하던 의사단체들은 머쓱해졌을 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한 만큼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하면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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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부터 원격의료를 시행한 미국은 전체 병원의 5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2014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한 중국은 이 분야에선 선진국이란 평가를 받는다. 5G 기술을 이용해 베이징에 있는 의사가 3000㎞ 떨어진 곳의 환자를 수술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을 제외하면 칠레, 체코, 에스토니아, 스위스, 터키 5개국뿐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첫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했지만 여태껏 본사업은 발이 묶여 있다.
코로나 사태 3년 동안 국민 3명 중 1명이 의사와 직접 접촉 없이 비대면 진료를 받았지만 의료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그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2월 이후 2만5900여개 의료기관에서 3661만건의 비대면 진료를 한 결과, 처방 과정의 작은 실수 5건밖에 나오지 않았다. 비대면 진료 이용자의 88%는 “재이용 의향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역설적으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일깨워준 셈이다. 비대면 진료가 오진, 의료 사고를 유발한다며 극구 반대하던 의사단체들은 머쓱해졌을 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한 만큼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하면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비대면 진료 및 처방약 배송 기술 개발은 이미 끝났고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데도, 의료계 반대로 지연되고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산업을 방치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원격의료 실시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규제 혁파에 힘을 더 실어줘야 한다. 더 이상 비대면 진료를 막을 명분이 없지 않나.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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