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태극마크 반납 김현수 "코리아 유니폼 입는 건 이번이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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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끝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을 빛낸 전설적인 선수가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대표팀 주장 김현수(LG 트윈스)는 13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WBC B조 중국과 최종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저는 이제 끝났다. 코리아 유니폼을 입는 건 마지막"이라고 했다.
내심 2023 WBC를 자신의 국가대표 '라스트 댄스' 무대로 생각했던 김현수는 주장으로 너무 큰 부담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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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앞두고 세대교체 여론 직면…"저는 이제 끝났다"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끝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을 빛낸 전설적인 선수가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대표팀 주장 김현수(LG 트윈스)는 13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WBC B조 중국과 최종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저는 이제 끝났다. 코리아 유니폼을 입는 건 마지막"이라고 했다.
1988년생으로 올해 35세인 그는 "이제 나이도 들고, 젊은 선수들이 잘할 거라 생각한다. 내려올 때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태극마크 반납 의사를 밝힌 뒤에는 잠시 감정이 북받치는지 숨을 고르기도 했다.
김현수는 "선수들 다 잘 준비했는데, 그만큼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해서 아쉽다. 선수들 다 잘해줬고, 감독님도 선수들에게 맞춰줬다"면서 "주장으로 부족함이 있었다. 제가 부족한 탓에 선수를 잘 못 이끌어서 좋은 성적 못 냈다. 후배들은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고 자책했다.
김현수는 한국 야구 영광과 오욕의 순간을 모두 경험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으로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썼고, 2009년 WBC 준우승과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영광을 맛봤다.
어떤 공이든 자유자재로 공략하는 콘택트 능력 덕분에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2017년 WBC를 제외한 모든 국제대회에 나왔던 그는 2013년 WBC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좌절을 맛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추신수(SSG 랜더스)가 촉발한 세대교체 논란에 휘말렸다.
내심 2023 WBC를 자신의 국가대표 '라스트 댄스' 무대로 생각했던 김현수는 주장으로 너무 큰 부담감을 느꼈다.
결국 성적을 내지 못하고 대회를 마친 그는 "마음이 매우 아프다. 놀러 왔다는 말 안 들으려 열심히 했다"면서 "성적이 안 나오면 욕먹는 게 맞다. 그래도 이렇게 되니까 마음이 아프고,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국제 대회마다 꾸준한 활약으로 '믿고 보는 김현수'라 불렸던 그는 이번 대회에 부진했다.
3경기에서 9타수 1안타, 타율 0.111에 그치고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을 노출했다.
그래도 그가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역사에 남을 선수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역대 가장 많은 10번의 대회와 62경기, 77안타, 48타점, 통산 타율 0.353이라는 성적은 김현수가 한국 야구에 남긴 발자국을 잘 보여준다.
김현수는 "막내로 왔을 때, 어렸을 때는 중압감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선배님들과 야구 경기 한 게 기억이 많이 난다"면서 "좋은 선배가 되지 못했다는 것에 정말 미안하다. 긴장을 풀어줄 분위기를 만들지 못해서 마음이 안 좋다"고 했다.
이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김현수는 후배들에게 "부담감을 떨쳐내라"고 당부했다.
그는 "준비 과정부터 최선을 다했는데, 이기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고 즐기는 환경을 만드는 게 선수들에게 제일 중요하다. 나도 긴장하고, 선수들도 긴장했다"면서 "긴장감 속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니 그런 부분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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