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포로 교환 합의”…미국 “가족에 고통 더하는 거짓말”

최서은 기자 2023. 3. 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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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국 내 이란의 동결 자금 문제와도 맞물려 있어”

이란 정부가 미국 정부와 죄수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고 밝히자 미국 측이 “잔인한 거짓말”이라며 즉각 부인했다. 이란과 미국의 죄수 협상 문제는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문제와도 맞물려 있어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미국과 죄수 교환을 위한 초기 합의가 이뤄졌다”며 “미국 측에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단기간에 포로 교환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로 교환 문제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문제”라면서 “우리 측에선 모든 준비를 마쳤고 미국 측에서 최종 기술적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즉각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방송 보도 직후 “억류자 가족의 고통을 가중할 뿐인 또 다른 잔인한 거짓말”이라면서 “이란에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별도 성명을 통해 “이란이 부당하게 가둔 미국 시민의 석방에 합의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란에는 2016년 간첩행위 등의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시아마크 나마지(51)를 비롯해 미 국적자 3명이 수감 중이며, 미국에도 이란인 10여명이 구금돼 있다. 이란계 미국인 나마지는 지난주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서 CNN과 인터뷰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무고한 미국인의 생명과 자유를 모든 정치보다 우선시하고 이 악몽을 끝내고 우리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데 필요한 일을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미국과 이란의 포로 교환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면서 남아 있는 협상 문제 중 하나는 한국 내 동결돼 있는 이란 석유 자금 70억달러(약 9조원)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자금이 어떻게 교환되고 감독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은 2010년 이란중앙은행(CBI) 명의로 한국의 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대금을 받았다. 이후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현재 한국에는 70억달러가량의 이란 자금이 5년 동안 묶여 있다. 일부 이란 언론은 지난주 죄수 교환과 함께 한국 내 동결 자금 문제도 풀릴 것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과거에도 이란은 포로 교환과 동결 자금 문제의 해결이 임박한 것처럼 발표했지만, 아직 실제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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