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연습 앞서 미사일 쏜 북한…얼어붙은 한반도

박은경 기자 2023. 3. 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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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 2발 잠수함 발사 공개
한·미도 역대 최장 기간 연습 돌입
북 “전쟁도발” 강 대 강 대응 예고
실전 같은 연습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가 시작된 13일 경기 연천군에서 한국군과 미군이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실제 전쟁 상황을 가정해 역대 최장기간인 11일 동안 중단 없이 진행된다. 연합뉴스

한·미가 13일 역대 최장기간(11일) 연합연습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은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쏜 사실을 공개하고 ‘압도적인 강력한 힘’을 내세웠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한·미가 확장억제 강화로 대응하고, 북한은 이를 ‘전쟁도발 책동’이라며 ‘강 대 강’ 추가 도발로 맞붙으면서 한반도 정세가 위태롭게 흐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훈련이 12일 새벽에 진행됐다”면서 “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북한)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12일 아침 북한 신포 인근 해상의 북한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미상 미사일을 포착했다”고 하루 늦게 이 같은 사실을 공지했다.

경포만은 함경남도 홍원군 앞바다로 잠수함 시설이 있는 신포 일대 해상이다. 이번 잠수함 순항미사일 발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시찰한 지 이틀 만이다.

북한이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은 동해에 설정된 1500㎞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7563s(2시간6분3초)~7575s(2시간6분15초)간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8·24영웅함은 2016년 8월24일 신포 앞바다에서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의 수중발사에 이용한 고래급(2000t급) 잠수함이다.

북, ICBM 정각 발사로 도발 수위 높일 가능성…긴장 고조
아파치 헬기 비행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가 시작된 13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아파치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잠수함 발사 지난 12일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에서 2기의 미사일이 연기를 내뿜으며 치솟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잠수함서 1500㎞ 표적 명중”
기존 미사일 ‘수중화’ 분석

합참 하루 뒤 공개 “제원 분석”
북, 7차 핵실험 강행 우려도

그동안 SLBM 개발에 집중해온 북한이 근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SLCM)까지 전력화했다면 남측에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순항미사일까지 잠수함에서 발사하며 다종의 미사일 발사 방법과 발사 지점을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미사일의 탐지 및 요격 가능성을 최소화해 생존력을 높이고 2격능력(핵보복 능력) 억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저고도 비행이 가능하고, 속도가 느린 대신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탐지가 어렵다. 북한이 ‘시험발사’가 아닌 ‘발사훈련’이라고 발표한 점으로 볼 때 새 무기가 아닌 기존에 육상에서 발사했던 ‘화살’ 계열의 순항미사일을 수중화해 쏜 것으로 보인다고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또 미사일 발사 각도로 볼 때 별도의 수직발사관이 아닌 어뢰발사관을 활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전략미사일’ 표현을 내세워 전술핵 탑재 가능성을 과시했지만 핵탄두 탑재 가능 여부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분석 중이지만 핵탄두 소형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합참은 12일 오전에 발사한 이번 미사일을 13일 오전 5시50분에야 알렸다. 합참은 “우리 정보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측면과 국민 알권리 제공 사이에서 고민하다 적절한 시점에 공개했다”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공군 방공관제레이더가 24시간 탐지하고 있다”며 “순항미사일은 우리 지상방공유도무기, 공군 전투기에 장착하고 있는 미사일로 충분히 요격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합참은 ‘미상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 6발 발사 때도 합참은 처음엔 미사일 1발 발사로 봤다가 추가 분석 이후에야 ‘수발’이 동시에 발사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발표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순항미사일, 잠수함 발사, 발사 지점, 2발이라는 점을 제외한 나머지는 북한 발표와 군이 파악한 내용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 기간 중 맞대응 성격의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연합연습 시작 하루 전 전략순항미사일 발사로 빈말하지 않는다는 자기과시와 함께 기선잡기 시동을 했다”면서 “당 중앙군사위가 이번 전략순항미사일 시험을 주관한 점도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북한의 격렬한 맞대응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향후 북한이 고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ICBM 정상 각도 발사로 도발 강도를 높이고, 나아가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은 북한의 맞대응 도발에도 한·미 연합연습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한·미 연합연습을 방해하려 해도 한·미 동맹은 정상적으로 연습을 잘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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