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와룡 "삼국지+소울라이크=호쾌한 타격감 보장"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이하 와룡)'는 팀 닌자가 개발한 3인칭 액션 RPG다. '닌자 가이덴', '데드 오어 얼라이브'로 알려지기 시작한 팀 닌자는 '인왕' 시리즈로 전 세계 게이머를 사로잡았다.
와룡 또한 출시 이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삼국지와 소울라이크 모두 팬 층이 탄탄하다. 이미 전작으로 액션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검증이 완료된 상태였기에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출시 이후 와룡은 다크소울이나 세키로 등 소울라이크 명작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르 매니아에겐 아쉬운 난이도와 볼륨 등 작년 최다 GOTY를 수상한 엘든링에 비하면 떨어진다.
이는 상대적인 평가일 뿐 와룡의 재미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호쾌한 액션성, 타격감 등 전투 관련 부분은 호평 일색이다. 특히 그래픽 비주얼과 사운드가 훌륭하다. 컷신 연출의 디테일은 마치 삼국지 영화 한 편을 직관하는 것 같다. 등장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성우들의 연기도 일품이다.
다만 최근 출시된 모든 멀티 플랫폼 게임들이 그렇듯 최적화가 발목을 잡았다. 프레임 드롭 및 화면 깜빡임 현상, 시점 전환 감도 문제 등 PC로는 사실상 제대로 플레이하기 어려울 정도다.
스팀에서는 43%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과연 와룡은 살 만한 게임인지, 소울라이크 뉴비와 고인물이 직접 플레이해 봤다.
장르 : 3인칭 액션 RPG
출시일 : 2023년 3월 3일
개발사 : 코에이 테크모
플랫폼 : PC, PS, XBOX
■ 소울 뉴비 홍수민 기자 "소울라이크 입문작으로 강추"
게임을 좋아하지만 플레이 폭은 넓지 않은 편이다. 유다희 짤은 알고 있지만 다크 소울을 비롯해 흔히 '소울라이크'라고 불리는 장르 게임을 해 본 적은 없었다. 콘솔 조작이야 칼리스토 프로토콜과 호그와트 레거시를 거치면서 꽤 익숙해졌다. 그러나 첫 도전인 소울라이크 장르 와룡을 앞두자 절로 가슴이 깝깝해졌다.
커스터마이징 창을 보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흔히 소울라이크라고 하면 못생긴 깡통 차림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와룡의 커스터마이징은 프리셋 종류도 다양하며 굉장히 자유도가 높았다. 흡사 요즘 MMORPG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주인공이 보기 좋으니 마음에 들었다.
상대의 공격 모션을 잘 보며 참았다 흔히 패링이라 불리는 받아치기 이후 공격하는 것이 중요했다. 공격이나 받아치기 성공 시 상대의 기세를 빼앗아 기세가 상승하고 가드나 선술 사용 시 기세가 감소한다. 기세가 일정 수치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그로기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몸에서 붉은 빛이 번쩍이는 비기 공격을 받아치는 데 성공했을 시 상대의 기세를 크게 빼앗을 수 있다. 추가타를 성공시켜 적을 쉽게 그로기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로기 상태에서는 절맥 공격이 활성화되는데, 성공하면 적에게 치명타를 입힌다.
주로 가드 상태로 간을 보며 공격을 받아치다가 비기 받아치기 이후 절맥을 성공시켜 대미지를 누적시키는 식으로 전투를 진행했다. 다른 사람들은 선술을 사용해 선술 무쌍을 찍는다는데, 막고 때린다는 단순한 메커니즘이 초보자인 기자에게는 더 적합한 전투 방식이었다.
무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와룡의 전투는 영상으로 봤던 다른 소울라이크 게임들보다는 템포가 빠르게 느껴졌다. 쌍검이나 검 같은 경우 공격 속도가 빨라 좀 늦게 받아치기를 시도해도 성공률이 높았다. 그래서 다수의 적을 맞이하기 쉬운 일반 몬스터 상대로는 검을, 보스 상대로는 도를 사용했다.
받아치기, 소위 말하는 패링만 성공시킨다면 뭐든 할 수 있다. 가드 불가 공격과 같은 불합리함이 없다는 점은 좋았다. 받아치기에 실패하는 경우 본인의 손 이외의 범인을 찾을 수는 없다. 엇박자 등 주옥같은 타이밍에 이 악물고 트라이를 거듭하다 보스 토벌에 성공하니 큰 성취감이 느껴졌다.
사기가 높을 수록 전투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잡몹 구간에서 돌연사로 사기를 빼앗기면 원통했다. 겨우 해치웠던 몬스터가 리젠되는 것도 뼈 아프고, 나를 죽인 몬스터가 복수 시스템으로 인해 전투력이 상승하는 것도 아니꼬움 그 자체였다.
물론 복수에 성공하면 빼앗긴 사기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잡을 수 있었다면 애초에 그 장소에서 죽을 리 없다. 겨우 복수에 성공해도 이미 물약을 많이 소모해 상처 뿐인 '피로스의 승리'를 맞이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군기와 표기를 세우면 불굴 랭크가 상승한다. 죽고 살아나도 불굴 랭크 이하로 사기가 떨어지지 않으므로 최대한 깃발을 많이 꽂을 수록 체감 난이도가 낮아진다. 특히 군기는 체력 및 물약 회복 이외에도 이후의 세이브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엄한 곳에 군기를 꽂았다가 강한 몬스터 사이에 갇혀 고립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물론 시점이 나를 타격한 적에게 고정돼 일 대 다수 전투 시 시점 전환의 불편함, 고지대에 있는 적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노리는데 올라갈 수 없는 불합리함 등 소소한 단점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뉴비에게 굉장히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단 튜토리얼의 장각 선생님이 친절하게 받아치기의 중요성을 직접 깨닫게 알려준다. 군기와 표기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전투력의 저점을 보장할 뿐더러, 빠른 템포의 전투가 적의 턴에서 참기 힘들어하는 초보자의 답답함을 어느 정도 해소시킨다.
원군 시스템을 사용하면 NPC가 위험한 패턴의 어그로를 대신 빼 주는 것도 가능하며, 마음이 꺾인 유저를 위해 온라인 모집 시스템도 활성화되어 있다. 기자는 사용해 본 적 없지만 유저 커뮤니티는 파릇한 뉴비를 위해 기꺼이 출전하는 역전의 용사들로 가득하다.
특히 걸출한 무예 스킬 '등교기봉'을 지닌 일명 공중제비창 '청룡언월도'는 그야말로 초보자를 위한 무기라 할 수 있다. 등교기봉은 기술의 선딜 및 후딜이 거의 없다시피 하며 적에게 적중할 때마다 계속해서 점프한다. 대부분의 공격을 무예 시전을 통해 적의 머리 위로 회피할 수 있다.
소울라이크 초심자에게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는 정말 좋은 입문용 작품이다. 진입 장벽은 낮추되 액션성과 성취감은 유지했다. 삼국지에 단약과 요마, 그리고 도사라는 판타지적 변주를 곁들여 우리가 익히 아는 전개에서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 보는 재미도 있다.
기자 같은 소울라이크 생초보도 가능했으니, 첫 도전을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꼭 플레이해 보길 바란다.
■ 소울 덕후 김영찬 기자 "내 수면시간 돌려줘요"
기자는 엘든링으로 소울장르에 입문했다. 이후 소울 장르에 푹 빠질 정도로 엘든링을 재밌게 했다. 다 회차 플레이는 물론이고 프롬소프트의 전작들도 구매해서 플레이할 만큼 진심이었다. 그런 와중에 와룡 출시 소식을 접했다. 삼국지와 다크소울의 결합이라니 이건 참을 수가 없었다.
와룡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소울 장르의 반항아'라고 할 수 있다. 장르 팬에겐 다소 충격적이고 낯선 전투 시스템이지만 결과적으로 재미를 주기엔 충분했다. 소울장르에 또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와룡이 가진 차별점은 역시 전투 시스템이다. 소울류 게임이라면 어딜 가든 볼 수 있는 스태미나를 과감하게 삭제하고 그 자리에 '기세'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세는 일종의 행동력이다. 기본 수치 0을 기준으로 가드나 패링, 선술, 회피를 사용할 때마다 감소하고 공격, 패링에 성공하면 상승한다. 기세가 일정 이하로 내려가면 피격 시 그로기 상태에 빠진다.
일견 스태미나와 유사하게 보이지만 꽤 다르다. 소울류 게임은 엄연히 갑과 을이 존재한다. 보스가 갑이고 플레이어는 을이다. 보스가 사용하는 모든 공격과 패턴은 플레이어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반면 플레이어는 한정된 체력과 스태미나로 찰나의 틈새를 노려 공격해야 한다.
보스가 작정하고 덤벼들면 모든 스태미나를 회피에 사용해야 하고, 조금 자비로운 양상을 보이면 스태미나를 공격에 사용할 수 있다. 즉 플레이어는 보스의 패턴에 따라 일정 스태미나를 소비하도록 강요받는다.
기세는 보스와 플레이어를 동등하게 만들어준다. 가령 가드를 반복 사용해서 기세가 낮더라도 기세 역전 시스템을 통해 공격과 패링으로 크게 회복할 수 있다. 또한 기세 게이지를 많이 쌓았다면 다음 보스의 패턴을 여유롭게 회피하거나 가드할 수 있다. 플레이어에게 최소한의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적절한 리스크와 리턴을 주는 셈이다.
기세를 조절하면서 가드와 패링만 사용해도 대부분의 패턴에 대응 가능하다. 특히 패링의 성능이 매우 좋기 때문에 적의 공격을 받아치기만 해도 보스 공략에는 지장이 없다.
적이 사용하는 비기 공격은 가드가 불가능하지만 패링으로 받아칠 수 있다. 게다가 "비기 공격합니다"라고 붉은 이펙트로 표시해 주기 때문에 대처가 쉽다. 비기 공격을 패링하면 적의 기세 게이지를 대폭 깎을 수 있고, 기세를 모두 깎으면 '절맥' 공격으로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이는 난이도와 연결된다. 실제로 와룡의 난이도는 굉장히 쉬운 편이다. 악명이 자자한 다크소울 3의 '데몬의 왕자'나 '노예기사 게일' 혹은 엘든링의 '말레니아'에 비하면 대체적으로 트라이 횟수가 적다.
그나마 여포가 와룡의 다른 보스에 비해 난이도가 있는 편인데, 연속 공격을 자주 사용하고 거리를 벌려 활을 쏘는 등 위협적인 공격이 많다. 대신 패턴이 일정하고 비기 공격 사용 빈도가 높아 대처가 어렵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난이도를 낮춰주는 장치가 다수 존재한다. 삼국지 속 장수들을 원군으로 불러 싸우거나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보스를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수 시스템도 한몫했다. 게이지를 모아 신수를 직접 소환하거나 버프를 획득할 수 있다. 위험한 상황에 사용하면 적의 자세를 무너뜨리고 공격을 저지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와룡의 또 하나 독특한 점은 레벨 디자인이다. 스탯을 올릴 때마다 캐릭터 레벨이 증가하지만 사실 크게 의미가 없다. 레벨보다는 '사기'가 중요하다. 사기는 매 스테이지마다 적용되는 전투력 역할을 한다. 적보다 사기가 낮으면 받는 대미지가 증가하고 주는 대미지도 감소한다.
적을 처치하면 사기가 상승하고 죽으면 하락한다. 심지어 죽으면 적의 사기가 상승하기 때문에 보스전보다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게 더 고역이다. 다행히 다크소울의 화톳불 역할을 하는 '군표'에 군기를 세우면 불굴 랭크가 상승한다. 설령 죽더라도 불굴 랭크 이하로는 사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서 스토리를 스테이지 형식으로 구성한 팀 닌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처음에는 곳곳에 배치된 적들을 뚫고 사기를 올리는 작업이 매우 고단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숨겨진 아이템을 획득하고 맵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재미가 있었다.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는 소울류 본연의 재미에 집중한 동시에 독특한 색을 입혀 차별화를 꾀했다. 보스와 합을 주고받는 듯한 호쾌한 전투는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전투 자체의 재미에 집중했다. 자유도 높은 커스터마이징과 다양한 장비 구성도 칭찬 포인트다.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영고의 트라이 끝에 보스를 잡아내는 쾌감이 소울장르의 핵심이다. 하지만 낮은 난이도 때문에 그런 재미를 찾긴 힘들었다. 또한 밸런스도 다소 아쉽다. 보스한테 맞으면서 싸워도 문제없는 신수 '청룡'과 보스의 기세 게이지를 삭제시키는 무기 '청룡언월도'는 누가 봐도 오버 밸런스였다.
버그와 최적화도 발목을 잡았다. 특히 마우스 시점 전환 문제는 심각했다. 패드 시점을 마우스로 조작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불편했다. 화면이 깜빡거리기도 하고, 보스가 공중에서 멈추는 등 완성도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엘든링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자신만의 색깔로 재미를 줬다. 뛰어난 그래픽과 전달력 있는 스토리도 훌륭하다. 무엇보다 삼국지 속 유명 장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다는 로망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소울장르를 사랑하는 게이머나 삼국지 팬이라면 꼭 한번 플레이해 보길 추천한다.
1. 호쾌한 타격감
2. 낮은 진입 장벽
3. 준수한 그래픽, 사운드 퀄리티
1. 무기 밸런스 부실
2. 장르 명성 대비 쉬운 난도
3. 버그 및 최적화 문제 현상
presstoc01@gmail.com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