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吾十有五而志于學)

한겨레 2023. 3. 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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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만년에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의 인생을 요약했다.

공자가 15살부터 돌아가실 무렵인 70대 초반까지 대략 10년 단위로 자신의 인생을 술회한 자서전격의 말이다.

소년 공자는 이 무렵에 자신의 진로를 '학문'으로 정했다.

공자가 '집대성'한 당시 유학은 그때까지 존재한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이 세워놓은 법도와 도리를 기준으로, 자신을 수양하고 세상을 이끄는 데 필요한 도덕과 지식을 함양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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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교육: 10대와 함께 읽는 논어]연재 | 10대와 함께 읽는 논어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동성 곡부 니구산(尼丘山) 아래에 있는 동굴 ‘부자동’(夫子洞). 공자가 태어난 곳이라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공자는 3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십대 후반(또는 20대 초반)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이인우 리쓰메이칸대학 객원연구원 제공

공자는 만년에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의 인생을 요약했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자립했다(三十而立). 마흔에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졌으며(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이 내게 부여한 사명을 알았다(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시비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니 마음이 가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논어 위정편

공자가 15살부터 돌아가실 무렵인 70대 초반까지 대략 10년 단위로 자신의 인생을 술회한 자서전격의 말이다. 동양사회에서 30대를 ‘이립’, 40대를 ‘불혹’, 50대를 ‘지천명’, 60대를 ‘이순’ 등으로 표현하는 유명한 비유는 여기서 유래한다. 공자가 위인으로 받들어진 뒤 이 인생 명제는 후대 사람들에게 자기 인생에서 통과하고자 하는 모범적 경지가 되고 있다. 여러분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명제들과 직면하게 되리라는 예감을 한번쯤 사색해보기 바라면서, 열다섯에 ‘학’에 뜻을 두었다는 공자의 말을 새겨보기로 한다.

오늘날의 15살은 중학생 나이다. 대체로 사춘기와 겹쳐서 방황도 할 때다. “나는 누굴까?” “나의 적성은 뭘까?”로 고민하기도 한다. 소년 공자는 이 무렵에 자신의 진로를 ‘학문’으로 정했다. 이때의 학문이란 유학을 말한다. 공자가 ‘집대성’한 당시 유학은 그때까지 존재한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이 세워놓은 법도와 도리를 기준으로, 자신을 수양하고 세상을 이끄는 데 필요한 도덕과 지식을 함양하는 학문이다. 공자가 열다섯에 이런 배움에 뜻을 두었다는 것은 자신도 그런 “위대한” 길을 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다.

공자는 어렵게 성장한 사람이다. 스스로 “나는 빈천했다”고 말했다. 부모를 여의고 타향을 떠돌며 살았고, 생계를 위해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그런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배움의 길을 선택했다. 공자는 30살 무렵부터 학당을 열어 자신이 배운 것을 남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서른에 자립했다”고 하는 공자의 삼십이립(三十而立)에는 이런 생활상의 자립 의미도 들어 있다. 그래서 공자에게 배움(學)은 가르치고(敎), 살아가는 것(生)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학(學)을 관(官)으로 해석하던 시대도 있었다. 당시 학교는 귀족 자제들이 관리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기 때문에 공자가 말한 ‘학’을 ‘대학 입학’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귀족이 아니어서 그런 관리양성소에 입학할 자격이 없었다. 입신양명이 목표였다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해석이다.

현대사회에서는 ‘학’을 꼭 학문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소년 공자처럼 자기 관점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선택한다면 그것이 곧 ‘학’의 대상이다.

이인우 리쓰메이칸대학 ‘시라카와 시즈카 기념 동양문자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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