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펼치니 세월이 되네
젊은 날의 書時
송용일 지음|선우미디어|279쪽|1만5000원
물이 몸을 접을 때 물결이라지
바다가 그 몸 접을 때 파도라네
피안에서 멀어져가는 이안류를 본다
나는 어디로 몸을 접고 있는가
마음을 따라 예까지 왔는데
몸을 떠나는 이안류를 본다
-시 <이안류> 중에서
시인이 소설을 쓰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나 시인이 소설을 시 인 듯 소설 인 듯 쓰는 것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엔 작가의 상황에 따라 곁들인 많은 시들로 인해 글 읽기가 방해되어 “왜”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러나 읽다 보니 점점 익숙해지며 어느 순간부터 부담감이 사라졌다. 더군다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설과 시가 조화되며 묘한 공간에 어우러진 앙상블처럼 빠져들었다.
낯섦에서 익숙함으로 그리고 결국엔 조화로움으로 이어지는 특이한 매력을 발산한다.
소설은 대한석유공사를 공채 1기로 입사해 SK그룹 도시가스회사 사장까지 올랐던, 캐나다 교포인 작가의 입지전적 성공 스토리다. 그는 한국 산업근대화의 최일선에서 겪은 유류업계의 발전사와 외환위기 속에 직면한 유류업계의 현실을 섬세한 문장으로 엮어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인간군상과의 애환이 대하 드라마처럼 펼쳐지고 캐나다 이민 등의 이야기가 곁들어졌다.
작가는 서언에서 가장 존경하는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의 말을 인용했다.
“패기는 일하는 기질이며 종사자는 기업을 위한 연결핀이다.
분명 성취의 원동력을 패기였으며 우리들은 기업을 위한 연결핀이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그 말을 빗대 글을 맺는다.
“성취는 하였으나 영광은 없었다.
성취의 원동력은 패기였으나 연결핀은 녹슬어 기찻길에서 이탈하게 되었다.”
디지털뉴스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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