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발 2차 서비스 혁명 나온다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3. 3.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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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민 KT융합기술원 소장
미국선 생성형 AI 생태계 생겨
챗GPT용 반도체·경량 AI 모델로
비용 줄이며 서비스 기업 키워야

'AI 반도체-생성형 AI 모델-API 통한 호출 -서비스 기업.'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챗GPT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생성형 AI 생태계가 위와 같이 그려지고 있다. 챗GPT가 대화형으로 '범용지식'을 소비자에게 전달해줬다면, 앞으로는 서비스 기업들이 챗GPT를 API 방식으로 호출한 뒤 자사 데이터를 활용해 더 고도화하며 특화 서비스를 내놓는 챗GPT발 '2차 서비스 혁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SNS(스냅), 글쓰기(재스퍼·뤼튼) 등 서비스 기업들이 챗GPT를 활용하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생성형 AI 업계 권위자인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 소장(상무·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은 생태계 변화를 언급하며 "한국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선두 주자들과 경쟁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만의 서비스 특화 지점을 발굴해야 거대 자본으로부터 우리 생태계를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생태계 앞단(인프라스트럭처)에 위치한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모델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배 소장의 설명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가 챗GPT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만 연간 최소 2500억원(하루 방문자 1500만명·방문자당 10회 채팅)이 든다. 자본력이 약한 국내 기업은 이를 감당할 수 없다. 이 비용을 줄여야 서비스 기업들도 부담을 덜면서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생성형 AI 모델을 쓸 수 있다.

국내에서는 AI 반도체 설계회사(리벨리온·퓨리오사AI·사피온)가 챗GPT 특화 AI 반도체를 설계 중이다. 회사들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2~3배 더 효율이 좋다고 말한다. 운용비용을 최소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더해 배 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16분의 1 사이즈로 기존 모델(챗GPT)과 동급 이상 성능을 낼 수 있다"며 초경량화된 한국어 기반 생성형 AI 모델 탄생을 예고했다. 경량화가 된다면 운용비는 물론이거니와 최소 수백 억원에 달하던 데이터 학습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인프라(챗GPT용 AI 반도체·생성형 AI 모델)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면, 그 이후엔 서비스 기업들이 API를 통해 '특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미국은 이 생태계가 이미 구축된 상태다. 배 소장은 "미국 생성형 AI 분야에서 대표적인 API 제공 플랫폼으로는 허깅페이스(HuggingFace), 스태빌리티 AI 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깅페이스 홈페이지에는 오픈소스로 초거대 AI 모델(GPT2.0·메타의 OTP·블룸) 등이 공개돼 있어서 누구나 유료 혹은 무료로 API 호출을 통해 이를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산업군 적용 확장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API를 구축하고 있다.

KT는 이 같은 생성형 AI 생태계 전반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KT가 300억원을 투자한 리벨리온이 챗GPT 특화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경량화된 생성형 AI 모델인 '믿음'은 이미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배 소장은 '믿음'에 대해 부모와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감성대화'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KT의 AI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통해 어르신들의 음성과 관련된 수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덕분이다. KT는 믿음을 API 형태로 서비스 기업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생태계가 확산되면 정부 서비스도 바뀔 예정이다.

배 소장은 "챗GPT를 활용한 가상도우미 서비스를 개발하면 건강관리, 생활상담 등 노인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교육 분야 역시 챗GPT를 활용하면 저소득층 학생들이 손쉽게 접근하는 등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미 개발자, 마케팅 담당자들이 초안 작성 용도로 챗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의견이 많다"며 "기업에서 어떤 명령어로 챗GPT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직원이 환영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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