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 불황, 장기전 대비… 삼성전자, 공급 조절보단 점유율 확대 주력

황민규 기자 2023. 3. 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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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감산 없이 적자 감당하며 점유율 확대”
”어려워도 투자 계속한다”… JY, 굳은 의지 천명
재고치, 정상 수준의 4배 이상 치솟아… 위험수위
시장 지표는 긍정적… ”10년내 메모리 시장 두배 성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7일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올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재고 물량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역성장이 유력한 가운데 두 회사는 당장 극단적인 공급 통제보다는 5년에서 10년 단위의 사이클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극단적인 공급 조절이나 감산을 단행할 계획이 없다”고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며 내부적으로 참고하고 있는 대부분의 지표는 5년에서 10년 단위의 시장 수요는 한자릿수 후반대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생산라인 재배치, 공정 전환 등에 따른 자연적 감산이 현재로서 진행할 수 있는 공급 조절의 최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일제히 투자 축소를 선언하며 감산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자존심을 굳히기 않으며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이어왔다. 이는 이재용 회장의 최근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1분기뿐 아니라 2분기에도 당초 예상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D램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출하량을 늘렸다. 원가경쟁력에 자신이 있었던 삼성전자는 당시 경계현 DS부문장 등이 시장 상황에 대해 이 회장에 보고했고, 공급량을 유지하는 방향의 결정이 내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은 삼성전자의 D램 재고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도체 사업부 내부에서는 감산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수준이라는 논의가 나왔다. 아무리 원가경쟁력이 뛰어나도 세트(완제품)업체들이 D램 구매에 나서지 않으면서 재고가 쌓이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과잉으로 메모리 계약이 미뤄지면서 재고는 늘고 있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까지 삼성전자의 재고치가 13주 이상으로 늘었고 1분기 말에는 15주 내외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 수준의 4배나 되는 수치다. 2분기에는 20주까지 늘어나 재고가 5~6개월치 쌓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전 분기보다 32.5% 감소한 122억81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4분기의 매출 감소폭(36%)에 육박한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40.7%에서 45.1%로 4.4%포인트(P)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가장 공격적인 가격 경쟁을 펼쳤기 때문에 전반적인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끝난 후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가 향후 2~3년간 수익성 대신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엔 메모리 시장 수요 침체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들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퓨처글로벌인사이트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 1720억달러(223조원) 규모 수준에서 10년간 연 평균 7.5%의 성장세를 기록, 2033년에는 2배 수준인 3545억달러(46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확대되는 시장 수요는 상당 부분이 전장이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장 반도체를 일제히 회사의 성장 동력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퓨처글로벌인사이트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확대는 차세대 커넥티드카와 자동차 안전시스템에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선진국에서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의 확산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다시 메가 설비에서 대량의 기업 데이터를 연결, 관리 및 저장하는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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